"쿠팡을 이기겠습니다!"
여성청결제 시장 1위 '질경이' 최원석 대표(54)가 이같이 외쳤다. 질경이는 지난 3월 동네 마트 전용 배달 애플리케이션 '로마켓'을 내놓았다. 로마켓은 '로켓보다 빠른 마켓'이란 뜻을 담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온라인 배송에 밀려 폐업 위기에 처한 동네마트를 함께 살리겠다는 취지다.
최원석 로마켓(질경이)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009년 하우동천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회사는 2018년 브랜드명과 동일하게 사명을 변경했다. 질경이는 현재 여성청결제, 생리대 등을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2016년 11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3년만인 지난해 229억원까지 뛰었다.
최 대표가 로마켓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제조 사업을 하면서 온라인 유통의 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대형 유통 채널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다 직접 온라인몰로 제품을 팔기 시작했는데, 입소문을 타며 생각보다 매출이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때 그는 더 이상 유통에 휘둘리지 않고 직접 유통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골리앗 쿠팡 이기는 '마윗'"
하지만 그는 레드오션인 e커머스 시장에선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규모 투자를 받아 배송 경쟁을 하기도 부담스러웠다. 그러던 중 동네마트를 운영하는 지인들로부터 "쿠팡 때문에 문을 닫아야할 것 같다"는 신음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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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지역상권이 이대로 무너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고 이들과 상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최 대표는 "갈대 하나는 쉽게 꺾이지만 갈대들이 모이면 쉽게 꺾어낼 수 없는 것처럼 동네마트가 합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로마켓 캐릭터 이름도 '마윗'이다. 마트의 마와 다윗의 윗 합성어다. 소년 다윗이 단단한 차돌 5개로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 유래에서 따왔다. "동네마트 사장님도 쉽게"
동네 마트 전용 배달 애플리케이션 ‘로마켓’사진/사진제공=질경이
그는 마트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5년간 다양한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그 결과 20분만에 모바일 앱을 설치하고, 마트 포스(POS)와 자동 연동 시스템을 만들어 신선 식품 가격 변동도 업데이트되도록 했다.
마트 행사 정보 알림, 쿠폰 관리 등 마트별 이벤트도 쉽게 반영하도록 했다. 현재는 앱 내 결제도 가능하고, 레시피와 재료 구매까지 연계되도록 만들었다.
"올해 1000개 마트 입점 목표, 전 세계로 뻗어갈 것"
최원석 로마켓(질경이)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최 대표는 로마켓을 동네마트와 지역 소비자간 교류의 장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상생을 모티브로 사업을 시작했기에 마트 입점 수수료는 거래액의 1%대로 높지 않다. 그는 "수수료 기반 수익이 아닌 플랫폼 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 배송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소형마트는 배송 전문 업체와 연결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그는 "현재 83개 마트가 입점해있는데, 올해 1000개 입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외국어 구현도 가능하도록 해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질경이는 제조분야의 축, 로마켓은 유통의 한 축으로 세계로 뻗어가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