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 "마블과 다른 韓 마블 되겠다"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0.07.2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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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왼쪽)와 영화감독 양우석(오른쪽) /사진=카카오페이지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왼쪽)와 영화감독 양우석(오른쪽) /사진=카카오페이지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가 한국의 '마블코믹스'(이하 '마블')를 목표로 하느냐는 질문에 "마블과 똑같이 될 수도 똑같이 될 필요도 없다"며 "굳이 마블을 이야기해야 한다면 마블과는 다른 마블이 되겠다"고 21일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카카오페이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생중계 진행된 슈퍼웹툰 프로젝트 '정상회담 : 스틸레인3'(이하 '스틸레인3')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진출 하느냐 마느냐는 더 이상 한국의 스토리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에서 무의미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오는 29일 개봉을 앞둔 양우석 감독의 영화 '강철비2 : 정상회담'(이하 '강철비2')이 소개됐다. '강철비2'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양 감독이 스토리를 연재하는 웹툰 '스틸레인3'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웹툰-영화 크로스오버 작품이다.

카카오페이지에 따르면 '강철비2'는 전작 '강철비1'에서 나타난 분단된 한반도에 대한 문제의식을 더욱 확장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를 개연성 있게 담아냈다.



특히 양 감독이 웹툰 '스틸레인' 연재를 시작으로 웹툰 '스틸레인2'-영화 '강철비1'-웹툰 '스틸레인3'-영화 '강철비2'로 장르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면서 이른바 '스틸레인 유니버스'(Steel Rain Universe)라는 나름의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페이지로서는 '스틸레인 유니버스'에 10년 간의 지속적인 투자로 웹툰 사업과 영화화의 지속적인 선순환을 구축하는 지적재산권(IP) 비즈니스를 확장해 왔다는 의미가 있다.

이 대표가 이날 마블과는 또 다른 의미의 글로벌 IP 비즈니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이었다.


이 대표는 스틸레인 유니버스에 대해 "국제 정세의 한 가운데에 끼인 나라에서 겪을 수 있는 필연적인 갈등 구조 속에서 작가적인 상상력이 무한대로 나올 수 있는 작품"이라며 "가장 한국적이기 때문에 글로벌할 수 있는 소재"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를 어떤 깊이와 독창성으로 풀어내는냐에 따라 글로벌 성공이 달려 있다고 본다"며 "그래서 한국 시장과 글로벌 시장이라는 이분법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올해를 본격적인 IP 회사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스틸레인 유니버스 같은 '슈퍼 IP 유니버스' 사례를 늘려가는 것이 목표라고도 밝혔다.

이 대표도 "현재 카카오페이지가 오리지널 IP 타이틀을 가진 작품이 7000개 정도 된다"며 "카카오페이지가 IP 비즈니스를 확보하고 제작하는 일은 회사의 정체성 자체이자 발전하는 이유이고 회사의 전부"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카카오페이지 플랫폼을 IP 사업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것이 카카오페이지 일일 액티브유저(active user·활발히 활동하는 이용자) 수를 7000만명으로 만드는 목표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한국의 스토리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가 거의 매일 새로운 신작을 출시하는 것이 IP 비즈니스의 미래라고 본다"고 말했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포스터 /사진=카카오페이지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포스터 /사진=카카오페이지
이 대표는 앞서 카카오페이지가 '슈퍼웹툰 프로젝트'로 발굴해 성공을 거둔 웹툰 원작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사례도 언급하며 한국 IP 시장에서 경쟁이 글로벌 경쟁보다 치열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제는 프로젝트를 선정할 때 초경쟁인 국내 시장에서 이겼거나 이길 수 있는 콘텐츠들이 선택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초경쟁 마켓에서 이긴 이야기로 제작하고 싶다는 것이 제작자 입장에서도 훨씬 흥행되는 지표"라며 "앞으로는 해외 작품들이 (국내 회사들의) 글로벌 플랫폼에서 다뤄지고 러브콜도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K-콘텐츠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아이돌 방탄소년단(BTS)과 영화 '기생충'도 언급하며 "이제는 빈도 문제"라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BTS와 기생충이 얼마나 자주 (다른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카카오페이지도 이에 일조할 수 있도록 매일 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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