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아웃도어 브랜드는 IPO(기업공개)를 잘 하지 않는다. 잘 나가던 때는 현금이 넘치니 귀찮은 IPO를 할 필요가 없었다. 돈을 쓸어담기 바빴다. 최근에는 아웃도어 시장의 지속된 역성장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힘들다. IPO를 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그런데 내셔널지오그래픽이 갑자기 툭 튀어나왔다.
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 /사진제공=더네이쳐홀딩스
실제 최근 더네이쳐홀딩스의 실적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9년 매출액은 2353억원, 영업이익은 39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6.6%, 96.8% 증가했다. 최근 2년간 매출액이 3.4배 늘었다. 동종업계에서 독보적인 성장률이다.
IPO를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국내 시장 성과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해외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에 대한 해외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그래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홍콩 주요 쇼핑몰에 내셔널지오그래픽 매장을 오픈했는데, 1개월 만에 같은 층 브랜드 중 매출 3위를 찍었다"며 "내셔널지오그래픽은 글로벌 브랜드인데다 지구와 자연, 환경을 위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있어 글로벌 확장에 매우 유리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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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홍콩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미국, 유럽, 중국, 인도, 일본, 호주 등에서 현지 기업과 조인트벤처 형태로 여러 나라로 진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글로벌 진출을 서두르기 위해 자금이 필요했고, 그래서 IPO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더네이쳐홀딩스의 가파른 실적 성장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고려하면 내년에 IPO를 할 경우 훨씬 더 높은 밸류에이션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해외 조인트벤처 설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필요한 자금을 빨리 마련해야 해 더 늦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내셔널지오그래픽 라이선스와 관련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우선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 기간은 2021년 말까지다. 현재 계약 기간 연장을 협의하고 있고, 재계약 불확실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라이선스의 실질적인 권리는 더월트디즈니컴퍼니(디즈니)가 보유하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협회 관련 상업 활동을 담당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파트너스(National Geographic Partners)의 모회사를 디즈니가 2019년 인수했다.
박 대표는 "더네이쳐홀딩스의 히트 상품 기획력과 개발 역량, 마케팅 및 유통 경쟁력, 그리고 성장세에 대해 디즈니에서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처음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 라이선스를 계약할 때는 한국에 국한됐지만, 여러 해외 현지 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도 이 같은 신뢰가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내셔널지오그래픽협회은 지구와 환경을 위해 매년 큰 돈을 기부하고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단체로, 상업성만 추구하는 다른 브랜드와 성격이 다르다"며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를 기반으로 전세계 라이프 스타일 패션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