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도클랜드 박물관 밖에 설치돼 있던 18세기 노예 상인 로버트 밀리건 동상이 8일(현지시간) 철거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숨진 흑인 남성으로, 이 사건 이후 미국은 물론 영국 등 세계 각지에서 인종차별 규탄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시위가 17~18세기 영국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동상 철거 운동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발단은 지난 7일 조지 플로이드 시위대가 영국 서부 브리스톨에서 아프리카인 수만명을 북미 대륙에 노예로 팔아 넘긴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쓰러뜨리면서 시작됐다. 다음 날 런던 도클랜드 박물관 밖에 설치돼 있던 18세기 노예 상인 로버트 밀리건의 동상도 철거됐다.
파키스탄 이민자 출신인 사디크 칸 영국 런던 시장. © AFP=뉴스1
앞서 칸 시장은 8일 현지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공 기념물들이 런던의 가치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다양성 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다"면서 "흑인·소수 민족 공동체, 여성, 동성애자·트렌스젠더, 장애인 등 공공 동상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기념물엔 철거를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런던 뿐만이 아니다. 맨체스터 시의회는 시내 모든 동상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잉글랜드 서남부 플리머스 시의회는 16세기 노예상인 존 호킨스에서 따온 광장의 명칭을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도 18세기 정치인 헨리 던다스 기념비에 그의 노예 무역 행적을 기록하기로 했다.
대학도 가세했다. 옥스포드 대학은 "우린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과 차별을 혐오한다"며 19세기 제국주의자 세실 로데스 동상 철거를 위해 추가적으로 계속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8일 수천명의 시위대가 건물 앞에 모여 동상 철거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로데스는 이 대학의 가장 큰 기부자 중 한 명으로, 대학 측은 4년 전 철거 요구가 나왔을 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