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하반기 기업 R&D투자·채용 줄인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6.0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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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텍트 산업 부상에 ICT 기업 부정적 응답 16.1%p↓

/자료=산기협/자료=산기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민간기업들의 하반기 R&D(연구·개발) 투자 및 인력 채용 규모가 본격적으로 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이하 산기협)는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연구소 보유한 대·중견기업 55개, 중소·벤처기업 1166개 등 122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R&D 활동 실태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1차 조사에 대한 후속 조사로 진행됐다.



2차로 진행된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의 58%가 당초 계획보다 R&D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51.5%는 연구원 채용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1차 조사와 비교해 R&D 투자 축소는 10.3%포인트(p), 연구원 채용 축소는 10.2%p 각각 상승한 것이다.

규모별로는 대·중견기업의 50.9%가 R&D 투자가 계획보다 감소할 것으로 응답했다. 이는 1차 조사의 34.4% 보다 16.5%p 높아진 수치다. 신규인력 채용도 49.1%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해 1차(36.2%)보다 12.9%p 높아졌다.



중소기업도 R&D 투자 및 인력채용 모두 계획보다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50%를 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R&D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는 중소기업은 58.4%로 1차(48.2%)보다 10.2%p 증가했다. 연구인력 채용은 51.5%가 축소될 것이라고 응답해 1차(41.6%)보다 10%p 가량 높아졌다.

이처럼 R&D 투자 여력이 약화 돼 기업들은 장기 프로젝트를 축소하거나 외부 자금 수혈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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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 기업의 34.6%는 미래를 위한 R&D를 축소하고 단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R&D를 재편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14.2%는 프로젝트 중단을 고려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49.4%는 부족한 R&D 자금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 대출을 이용한다고 응답했으며, 정부 R&D사업을 활용한다는 기업도 48.9%에 달했다.


가장 시급한 정부 지원책으로 연구인력에 대한 고용유지 지원(76.5%)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정부 R&D사업의 확대(51.8%)를 주문했다.

기업별로는 대·중견기업은 R&D 세지지원 확대(61.8%), 연구인력 고용유지 지원(61.8%)을 시급한 지원정책으로 꼽았고, 중소기업은 연구인력 고용유지 지원(77.2%), 정부 R&D사업 확대(52.4%) 순으로 나타났다.
/자료=산기협/자료=산기협
한편, 코로나19가 R&D에 미친 부정적 영향에 대한 생각은 1차 조사 때보다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R&D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은 전체의 63.7%로 1차(79.8%)보다 16.1%포인트 줄었다.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기업도 6.5%로 1차(2.4%)보다 4.1%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업종별로는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12.2%로 가장 높았다. 산기협은 이에 대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언텍트(비대면) 산업이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과 정부의 강력한 육성정책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마창환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최근 기업의 R&D는 정부 지원 의존도가 높아지고 단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추진되는 불황형 R&D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19시대 우리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보다 파격적인 R&D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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