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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머스크는 이미 우주선 쐈는데…한국은 어디쯤 왔나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6.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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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곤'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프롤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 AFP=뉴스1스페이스X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곤'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프롤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 AFP=뉴스1




“이번 발사는 상용 우주산업의 미래를 보여줬다.”

미국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과 이를 실은 재활용 로켓 ‘팰컨9’이 한국 시간으로 31일 오전 4시 22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에 성공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말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인 더글러스 헐리와 로버트 벵컨이 탑승한 크루 드래건은 발사 19시간 만에 지구 상공 400km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짧게는 1달, 길게는 4달간 머물며 주어진 연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이번 발사가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민간 기업이 주도했다는 점이다. 스페이스X는 개발·발사·운영 등의 전 과정을 직접 총괄했다.



이번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발사는 우리나라 우주개발 사업에 적잖은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시작이 늦었고, 예산도 우주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탓에 우리나라는 아직 우주개발 후발주자 위치에 있다. 하지만 관련 기술을 단계별로 하나씩 완성해 나가면서 경제성 중심의 우주 상업화 시대를 향한 발걸음을 한발씩 옮기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발사 현장을 직접 참관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발사 현장을 직접 참관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한국서 스페이스X 나오려면…NASA같은 '우주청' 설립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내년을 목표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 개발·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1.5톤(t)급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고도 600~800km)에 올려놓을 독자 개발 로켓을 만드는 것으로 지난 2018년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 2월 우주로 날아간 정지궤도복합위성 ‘천리안2B호’를 비롯해 한반도 관측성능 향상을 위한 다목적 7A호, 초소형군집위성 개발도 착수, 인공위성 부문에 있어선 전 세계 최상위 기량을 자랑한다. 최근엔 NASA와 함께 달 궤도선 발사 등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우주부품시험센터 등을 개소하며 우주부품 국산화 등 우주 뿌리기술을 지닌 산업체 연구개발 지원도 본격화하고 있다.

아쉬운 건 이런 사업들이 여전히 정부 주도 연구개발 체제 안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사실 우주개발은 고도의 기술 축적과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데다 해당 사업의 시장 수요도 그리 많지 않아 국내 민간기업이 참여하기엔 제한적이다. 한국에서 스페이스X와 같은 기업의 등장을 기대하기 힘든 결정적 이유다.

천리안위성 2B호를 싣고 발사되는 아리안5ECA 발사체2(출처_arianespace) / 사진제공=뉴스1천리안위성 2B호를 싣고 발사되는 아리안5ECA 발사체2(출처_arianespace) / 사진제공=뉴스1
이 때문에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는 우리 식의 우주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주 신산업에 경쟁력 있는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 전략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일각에선 우선 미국 NASA, 일본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 유럽우주국(ESA)처럼 우주개발 사업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독립 행정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는 과기정통부가 우주개발 정책을 총괄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항우연이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우주개발 정책에 대한 심의·의결 기구는 비상설 회의체인 ‘국가우주위원회’가 맡는다. 지금까지 정부가 주도한 우주개발은 이런 조직 체계가 유효했지만, 향후 민간기업이 이끌 ‘뉴 스페이스’ 시대에는 이 같은 체계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굉음을 내며 발사하고 있다./사진제공=항공우주연구원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굉음을 내며 발사하고 있다./사진제공=항공우주연구원
무엇보다 누리호 및 달 탐사 사업을 놓고 지난 10여 년 간 집권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해당 사업이 위기를 겪었던 경우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주청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우주 분야 한 전문가는 “현안 과제를 해결하고 최적의 추진 방안을 내놓기엔 현재의 조직 의가 결정 구조나 투자시스템에 태생적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 주도 우주사업과 관련한 민간기업의 확대를 위해선 균형 잡힌 정책을 연속적으로 이끌 우주청 설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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