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승강장에 정차된 KTX 객실 내부에서 코레일 작업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염자의 비말(침방울)로 전파되는데 열차에서 에어컨을 켤 경우 공기 중에서 비말이 기류(바람)에 날려 더 멀리 전파된다고 입을 모은다. 또 창문을 닫고 밀폐공간에서 에어컨을 사용할 땐 오염된 공기가 실내(차내) 바닥 등에 오랜 시간 머무를 가능성도 크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열차 내에서의 에어컨 사용지침이 별도로 나온 건 아직 없다"며 "일단 승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자의 비말이 에어컨 바람을 통해 차내에 퍼지더라도 마스크를 통해 바이러스 전파를 막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철저하게 방역 관점에서만 보면 실내에서 에어컨을 작동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무더운 날씨에 냉방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온열질환 등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선 에어컨이 켜진 열차 내에서 마스크를 쓰는 게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 차량 내에서 에어컨이 작동할 때 마스크를 벗고 음료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는 것도 최대한 자제해야 감염위험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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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여름철 실내환경 방역지침 마련중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25일 교통분야 방역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운송사업자·운수종사자의 마스크 착용 △버스·택시 마스크 미착용 승객의 승차 거부 허용 △철도·도시철도 승객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검토 △모든 항공사의 국제선과 국내선 마스크 착용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에어컨을 사용하면 기류에 따라 바이러스가 더 멀리 날아 갈 수 있다"며 "자연환기가 쉽지 않다면 바람의 방향을 바꿔주는 기류변환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방역당국은 에어컨 사용 환경을 비롯한 여름철 실내 환경 방역지침 마련해 이날 중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