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잠룡' 황교안·이낙연과 다른 '제3의 길' 걷는 유승민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0.03.31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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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 마련된 통합당 양천구갑 송한섭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송 후보와 함께 손가락으로 기호2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2020.03.30.    photo1006@newsis.com[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 마련된 통합당 양천구갑 송한섭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송 후보와 함께 손가락으로 기호2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2020.03.30. [email protected]


대권 잠룡 중 하나로 분류되는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기지개를 켰다. 불출마를 선언한 탓에 총선 부담에서 벗어나 전국을 누비며 후보 지원에 나서는 모양새다.

현재 거론되는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모두 총선에서 본인 선거를 치르는데 올인하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유 의원은 30일 서울 양천구갑에 있는 송한섭 후보사무실을 방문해 선거 지원에 나섰다. 이어 서울 강남병에 출마한 유경준 후보 사무소도 방문할 계획이다.



유 의원은 이날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역할'을 요구할 시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무슨 타이틀(직책)은 받지 않겠지만 당에서 제안이 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황교안 통합당 대표나 통합당 지도부로부터 연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없다"면서도 "수도권에서 이런저런 요청을 받고 제 나름대로 움직이고 있다. 수원, 의정부 등 서울과 가까운 곳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 순서를 정할 것 없이 요청 오는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31일에는 인천으로 간다.



유 의원은 지난 27일에는 진수희(서울 중·성동갑), 28일에는 지상욱(서울 중·성동을), 김웅(서울 송파갑)후보 선거사무실을 격려 방문 했다. 유 의원은 이 자리에서도 "제가 원조친박(친박근혜계)으로 분류되는 사람"이라며 "계파를 따지지 않고 어떤 후보든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달 9일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합당에 앞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후 잠행에 들어간 지 한 달 반만의 행보다. 당시 통합과정에서 혁신을 위한 방법론 등을 두고 황 대표와 의견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선거에서 유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그러나 유 의원은 지난 27일을 기점으로 후보지원 유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의원실 보좌진도 한명만 남겨두고 다른 후보들의 선거 지원을 위해 모두 파견했다.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보이는 행보와 다르다. 여권 잠룡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사실상 본인이 종로에 출마한 탓에 전국적인 지원 유세를 다니는 데 한계가 있다.

야권 잠룡인 황 대표 역시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출마한 종로선거에 발목이 잡혀있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공동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모셔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번 총선 국면에서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후 국민의당을 재창당해 총선지휘에 나섰다.

유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일종의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은 보수통합의 양대 축 중의 한 명임에도 불구하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통합의 마지막 단추를 채웠다.

한 통합당 중진의원은 "유 의원이 기초체력을 쌓는 과정에 돌입한 것 같다"며 "후보 지원 과정에서 정치신인들로부터 신임을 얻어 당내 세력을 확장할 수도 있고 훗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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