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서 中유학생 첫 확진…수백 명씩 관리하는 대학가 '초비상'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2020.03.04 05:42
글자크기
내달 대학 개강에 맞춰 입국한 중국 유학생들이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내  유학생 안내센터에서 신원, 연락처, 자가진단 어플리케이션 설치 확인을 받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내달 대학 개강에 맞춰 입국한 중국 유학생들이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내 유학생 안내센터에서 신원, 연락처, 자가진단 어플리케이션 설치 확인을 받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최근 무증상이던 입국 중국인 유학생이 검사 이틀 만에 강릉서 첫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국 대학들이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초비상'이 걸렸다.

교육 당국은 해당 중국인 유학생은 인천공항 입국 당시부터 대학의 직접 관리 하에 전용버스를 통해 바로 이송하고, 대학 생활관에서 보호하는 등 타인과의 접촉은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이 기숙사 입소에 한계가 있다 보니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첫 중국인 유학생 확진자가 나온 강릉 관동카톨릭대는 지난달 28일로 유학생 관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관동가톨릭대 관계자는 3일 "학교에 중국 유학생이 총 61명이 입국 예정이었지만 48명의 경우 휴학이나 입학 취소를 했다"며 "들어온 총 13명 중 1명은 자가 격리기간이 끝나 집으로 돌아갔고, 1명이 확진 판정으로 병원에 이송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나머지 11명의 중국인 유학생은 현재 학교 기숙사 1인실에 격리돼 생활하고 있다.

교육당국, 중국 유학생 '입국전-입국시-입국후' 3단계 관리 가동
3월 대학 개강에 맞춰 입국한 중국 유학생들이 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학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준비된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3월 대학 개강에 맞춰 입국한 중국 유학생들이 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학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준비된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인 유학생에 대해 '입국전-입국시-입국후' 3단계에 걸쳐 관리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입국전 단계인 1단계에서는 중국인 유학생이 있는 대학은 입국하는 학생에 대해 학사운영계획과 입국 후 14일간 등교가 중지되며 외출을 자제해야 함을 사전에 안내하고, 필요시 휴학도 권고한다.

입국할 때에는 중국에서 입국하는 유학생들의 경우 다른 입국자와 마찬가지로 특별입국 절차를 거치게 되며, 발열체크, 특별검역신고서 및 건강상태 질문서를 제출하고 '자가진단 앱'을 설치해야 한다.



또 특별입국절차를 거친 유학생에 대해서는 인천국제공항에 전용 안내창구 2개소를 통해 대학에 입국사실을 알리도록 하고, 감염병 예방수칙과 대학별 전달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대학(숙소)까지는 대학(지자체)에서 마련한 전용 버스로 이동하게 된다.

입국 후에도 입국 후 14일간 외출과 타인접촉 자제 등 감염병 예방 생활수칙을 준수하도록 지도하고, 대학별 1일 1회 이상 발열체크 등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특히 지난 2월 26일부터 7일간 중국 유학생수 50명이상 대학(113개교)을 대상으로 현장 지원도 나서고 있다.

중국 유학생 수백명 넘는 대학 '비상'...관리 '구멍'은 여전
지난달 19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기숙사 앞에 설치된 중국인 유학생 생활관 입주 접수처에서 한 중국인 유학생이 접수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사진=뉴스1지난달 19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기숙사 앞에 설치된 중국인 유학생 생활관 입주 접수처에서 한 중국인 유학생이 접수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사진=뉴스1
그러나 중국인 유학생수가 수백명을 넘어서는 대학들은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여전히 속수무책이다.



일례로 성균관대의 경우 중국이 유학생만 유학생 2000명이 넘는데 이 가운데 기숙사 입실을 신청한 학생은 340여명이다. 유학생이 전부 들어온다고 가정할 1600여명이 대학 인근 숙소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계속되는 이유다.

교육부가 체계적 관리로 대응하고 있지만 원룸이나 자가 등으로 가는 중국 유학생은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중국 유학생 스스로가 잠복기인 2주간 자가격리하는 것을 믿고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교육부는 중국 유학생이 있는 대학들은 물론 해당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중국인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지만 자가격리 유학생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중 간 유학생 입국 자제 합의에 따라 중국 입국 유학생수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2월 중국인 유학생수는 3만8731명이었으나 올해 2월에는 1만4834명으로 62%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2월 29일에는 486명이 입국해 당초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인 1839명의 26% 수준에 그쳤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