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서 퍼지는 코로나, '통성기도' 때문이라는데…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2.2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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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교회 신도 비율이 높은 가운데 '통성기도'가 빠른 확산의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을 벌려 큰 소리를 내는 기도 방식이 비말(침방울) 전파를 용이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통성기도가 뭐길래?
/사진=unsplash/사진=unsplash


통성기도는 기독교에서 사용되는 기도의 한 방식으로 크게 목소리를 내어 기도를 하는 행위를 말한다. 개신교, 특히 한국의 개신교 예배 및 집회에서 이뤄지는 기도 양식으로 영미권에서는 '한국식 기도'(Korean Prayer)라 부르기도 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는 유독 교회 신도의 감염 비율이 높다. 집단 감염의 원초가 된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확진자 597명(26일 오전 9시 기준)을 제외하더라도 상당수가 교회와 관련돼 있다.

부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 55명(26일 오전 10시 기준) 가운데 온천교회 관련 확진자가 절반을 넘는 28명으로 집계됐고 25일엔 서울 대형교회인 강동구 소재 명성교회에서 부목사 등 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26일 경남 거창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3명은 모두 거창 침례교회 신도로 확인됐다.

"침 튀기면서 비말 전파 위험"…대형 예배 문화 지적하기도
(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23일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에 코로나19 관련 문구가 붙어있다. 부산시가 동래구에 거주하는 200번째 확진자인 19세 남성 동선을 파악한 결과 지난 19일 온천교회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020.2.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23일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에 코로나19 관련 문구가 붙어있다. 부산시가 동래구에 거주하는 200번째 확진자인 19세 남성 동선을 파악한 결과 지난 19일 온천교회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020.2.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각에서는 유독 개신교 확진자 수가 많은 이유로 '통성 기도'가 원인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신현욱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 소장은 미국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신천지의 예배 방식을 두고 "그들은 목회자의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아멘'을 외치는데, 몇 초 만에 한 번씩 외치는 식이라 비말(침)이 전파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와 비슷하게 입을 열고 소리 내 기도하는 일반 교회의 '통성 기도' 또한 신천지 예배 방식 못지않게 위험하다는 지적이 있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통성 기도를 하거나 큰 소리로 찬송가를 부르다 보면 아무래도 침도 튀기고 체액이 바깥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대형 예배나 부흥회 등은 방역 차원에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종교 행사는 나이 드신 분들이 많다 보니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한 26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강동구는 25일 부목사 등 2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현장대책반을 구성하고 교회 앞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69명이 늘어난 1,146명이라고 밝혔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7일만이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총 12명이다. 2020.2.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한 26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강동구는 25일 부목사 등 2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현장대책반을 구성하고 교회 앞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69명이 늘어난 1,146명이라고 밝혔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7일만이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총 12명이다. 2020.2.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 대표는 타 종교보다 특히 기독교 행사의 전파 위험성을 강조하는 이유로 한국 교회의 대형 예배 문화를 꼽았다.

종교 분야 연구를 담당하는 하트포드 연구소(HIRR)와 기독교비영리재단인 리더십네트워크(LN)의 2015년 조사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메가처치(초대형교회) 주일(일요일)예배 참석자 수는 평균 82만5000명으로 전 세계 1위로 꼽혔다.

그는 "신천지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적으로 대형 교회가 굉장히 많다"며 "폐쇄되고 밀집된 공간에서 1만~2만명 단위로 예배를 보다 보니 다중을 감염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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