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노심초사하는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중국 현지에서 반도체 공장과 디스플레이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걱정의 차원이 다르다"며 한숨을 내쉰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9일 "최근 현대차 (249,500원 ▼500 -0.20%)를 비롯해 가동중단에 들어간 완성차 생산공장이나 가전공장과 달리 반도체 공장은 한번 멈추면 손실 규모가 천문학적"이라며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1분 1초도 공장을 멈춰선 안 된다는 게 불문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제공=삼성전자
간혹 정전이나 화재로 반도체 공장이 잠깐 가동 중단되더라도 자재를 대부분 폐기하는 게 이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변전소 이상으로 28분 동안 가동 중단됐을 때 5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그해 12월말 화성 반도체 생산라인이 정전사고로 또다시 2분 동안 멈췄을 때도 100억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봤다.
4조 3교대 근무 대신 비상체제…변수 많아 가동 유지에 총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수입과 해외직구 등의 전체 물량이 약 80% 가량 급감한 가운데 6일 인천본부세관 세관검사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이기범 기자
하지만 중국 지방정부가 신종 코로나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절 연휴를 지난달 30일에서 이달 9일로 연장하면서 중국 현지공장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과 쑤저우 후공정 공장,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 우시 D램 공장과 충친 낸드플래시 공장이 비상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쑤저우와 둥관, 톈진의 패널·모듈공장 가동률을 평소보다 낮추며 가동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LG디스플레이 (10,320원 ▲40 +0.39%)는 상대적으로 가동중단에 따른 손실이 적은 모듈공장(난징·옌타이)을 일시 가동 중단했다.
인력 운영상황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는 인력과 장비를 어떻게 배치해 공정마다 1분 1초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비상상황에서 공장을 어떻게 운영하느냐는 엄중한 대외비"라고 말했다.
LG·삼성 10일부터 공장 재개…인력복귀가 정상화 최대 변수
LG디스플레이는 난징과 옌타이 공장을 예정대로 10일부터 재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최소 인력으로만 돌리던 공장에 10일부터 인력을 추가 투입하기로 하고 정상 재개를 위해 지방정부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마다 10일 이후 인력 복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며 "지금까지 파악하기로는 직원들의 복귀와 공장 가동에 큰 문제가 없지만 만에 하나 벌어질 사태에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