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회사는 현재 19개 자산운용사에 대해 2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TRS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알펜루트에 대한 TRS 계약 해지는 앞선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이어 국내 증권사 전반의 자산운용사 대상 TRS 사업 철수로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 내부에선 라임 사태를 계기로 TRS 계약을 통한 높은 레버리지(차입) 거래는 위험 노출도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TRS 계약을 통해 일으킬 수 있는 레버리지 한도는 400%지만,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200% 안팎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담보비율은 50~70%로 적용해왔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6000억원 규모에 이어 24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를 추가로 중단키로 했다. 2019.10.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 등의 알펜루트에 대한 TRS 계약 해지 통보는 갑작스럽게 이뤄졌고, 그로 인해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결국 국내 증권사들이 자산운용사에 대한 TRS 사업을 앞으로 접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실제 한투증권은 알펜루트 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고, 부실을 우려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자 미래에셋대우증권도 경쟁적으로 TRS 회수에 나섰다.
앞으로 증권사들의 TRS 계약 해지가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사의 TRS 계약 해지 통보가 라임 공포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요구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가 증권사의 TRS 계약 해지 뒤 투자자의 환매 요구에 응할 경우 수익률이 악화 될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벌며 편입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펜루트의 경우 오는 28일 환매 기일이 확정된 19억5000만원 규모의 펀드에 대해 환매를 해줘도 다른 펀드 투자자에 대한 수익자 형평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