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는 메탈라이프에 이어 레몬, 엔피디, 엘이티, 서남, 서울바이오시스가 줄줄이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받고 있다. 심사 결과가 확정되는대로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모두 소부장 업종이다.
실제로 올해 주식시장에서 주요 소부장 종목으로 꼽히는 휴대폰 부품 회사 KH바텍 (14,560원 ▼20 -0.14%), 반도체 장비 회사 원익IPS (3,505원 ▲25 +0.72%), 반도체 소재 회사 솔브레인 (50,800원 0.00%) 등은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지난 9월 소부장 업종에 대한 코스닥 상장 요건이 완화되면서 관련 기업의 IPO 행보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모 절차를 밟고 있는 반도체 화합물 패키징 회사 메탈라이프는 처음으로 '소부장 패스트트랙'이 적용되며 상장 심사 기간이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단축됐다. 이를 통해 IPO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현재 상장 심사가 진행 중인 소부장 기업에 대해서도 소부장 패스트트랙 적용 가능성이 있다.
IPO를 추진하는 소부장 기업의 기술특례 상장도 수월해졌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은 2개 전문기관으로부터 각각 A, BBB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반면 소부장 기업은 1개 전문기관으로부터 A 등급 이상을 받으면 기술특례 상장에 나설 수 있다. 그동안 코스닥에서 기술특례 상장은 바이오 기업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는데, 앞으로 소부장 기업의 기술특례 상장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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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각 증권사 IB에서도 소부장 기업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소부장 기업은 공모 시장으로부터 박한 평가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IPO에 소극적이었지만 최근 분위기가 변했다. 오히려 바이오 등 다른 업종보다 소부장이 공모 과정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의 소부장 IPO 확대 기조와 맞물리면서 상장 심사 과정에서도 보다 높은 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예전에 접촉했던 비상장 소부장 기업 네트워크를 다시 살펴보고 있다"며 "최근 IPO 시장에서 소부장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인 측면도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부각된 소부장 기업의 IPO 시장 활약이 내년에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우리 주식 시장에서 소부장은 최근 수년간 저평가에 시달렸는데, 정부 지원 확대와 기술 독립 이슈가 지속되고 대기업과 협력 관계가 개선될 경우 밸류에이션이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