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넘어온 미세먼지 ‘딱 걸렸어’…환경 파수꾼 천리안2B호 "이송 준비 끝”

머니투데이 대전=류준영 기자 2019.12.0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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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적조 관측 ‘천리안위성 2B호’ 실물 첫 언론 공개…세계 첫 정지궤도 환경·해양 환경탑재체 장착

中서 넘어온 미세먼지 ‘딱 걸렸어’…환경 파수꾼 천리안2B호 "이송 준비 끝”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 미세먼지와 적조·녹조 등 해양생태계를 감시할 세계 첫 정지궤도 환경 탑재체를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보다 2~3년 먼저 쏘아올립니다.”

4일 최재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정지궤도복합위성산업단장은 정지궤도복합위성 ‘천리안 2B호(이하 2B호)’에 장착된 환경·해양 관측 탑재체 성능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대전 항우연 위성시험동, 극고온·극저온 등 극한 우주에서 버틸 수 있는 금박의 단열재로 꽁꽁 감싼 2B호 실체가 마침내 그 위용을 드러냈다. 한국에 악영향을 끼치는 미세먼지는 국경을 넘는 월경성이 강하다. 이를 포착할 수 있는 2B호가 내년 2월경 발사를 앞두고 언론에 첫 공개됐다.



◇세계 첫 정지궤도 환경 탑재체 ‘준비 끝’=높이 3.8m, 폭 2.4m의 2B호는 지구를 내려다 보는 카메라(환경·해양 관측 탑재체)가 마치 뿔처럼 솟아 있다. 회색빛을 띤 뿔이 대기 중 미세먼지를 초정밀로 관측하는 환경 탑재체다. 현장 관계자는 이를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RF(무선주파수) 기능을 높이는 게르마늄이 다량 함유된 단열재를 주로 쓰는 미국 볼에어로스페이스와 공동개발해 색이 저렇다”고 말했다.

상하단 빨간색 뚜껑으로 덮인 뿔은 지상 위성정보센터와 통신하는 관제 안테나다. 관계자는 “지상에서 신호 측정 규격을 만족하는 지를 테스트할 때 인체에 해로운 강력한 전자파가 나와 캡(뚜껑)으로 차단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전지판을 전개한 천리안2B호/사진=항우연 태양전지판을 전개한 천리안2B호/사진=항우연


직육면체 형태 위성 본체 한쪽 옆에는 거대 태양전지판이 빨간색 판에 덮힌 채 접혀 있었다. 전지판 겉면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씌워둔 것이다. 펼친 태양전지판의 총 길이는 8.8m. 그런데 우주에서 유일한 에너지원인 태양전지판이 양쪽이 아닌 한쪽에만 달려 있다는 게 이상했다. 이유를 묻자 관계자는 “탑재체 센서는 빛 반사에 매우 민감한데 다른 한쪽에도 태양전지판을 달 경우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외 날개 형태로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체 바닥에는 로켓처럼 화력을 내뿜는 작은 추진 장치가 달렸다. 2B호는 적도 상공 3만6000km 고도에서 활동한다. 지구와 동일하게 회전하며 항상 동일한 지역(동아시아 5000km×5000km)을 관측한다. 로켓에서 분리된 후 2B호는 이곳에 정확하게 안착하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이때 실어간 전체 연료의 60~70%를 쓴다. 관계자는 “위성의 전체 중량이 3.4톤(t)인데 이중 연료가 산화제를 포함 2톤”이라고 말했다.

◇일본~몽골남부 미세먼지 유발물지 정보 수집=전날(3일) 2B호는 내년 1월초 해외발사장인 남미 기아나 우주센터로 이송하기 위한 선적점검검토회의를 마쳤고, 이날 추진계 밸브 누수 등 마지막 점검 작업을 실시했다.
천리안2B호 형상/자료=항우연 천리안2B호 형상/자료=항우연
환경탑재체는 동쪽의 일본부터 서쪽의 인도네시아 북부와 몽골 남부까지 동아시아 지역을 관측하며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이산화질소(NO2)·이산화황(SO2)·포름알데히드(HCHO), 기후변화 유발물질 오존(O3) 등 20여가지 대기오염물질 정보를 생산한다. 또 미세먼지 이동 경로도 추적, 국내 대기환경에 대한 국외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하루에 30분씩 총 8번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밤에는 관측이 불가능하다.


최재동 단장은 “현재 미세먼지 예보에는 지상관측 자료만 사용하나, 향후 위성의 국내·외 관측 자료를 추가하면 예보 정확도가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대규모 미세먼지 발생지역을 파악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등 대기환경 개선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양탑재체의 해상도(250m)는 2010년 발사된 천리안위성 1호(500m) 보다 향상됐고, 산출 정보도 13종에서 26종으로 2배, 1일 관측 수도 8회에서 10회로 늘었다. 유류사고, 적조·녹조 발생 시 이동을 실시간 관측하며, 오염물질의 해양투기 감시, 해수 수질 변화 모니터링 등을 통해 해양환경 보호와 수산자원 관리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밖에 해류‧해무 등을 관측함으로써 해상안전, 해양방위 활동 등에도 폭넓게 이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리안위성 2B호에 해양탑재체를 탑재하고 있는 모습/사진=항우연 천리안위성 2B호에 해양탑재체를 탑재하고 있는 모습/사진=항우연
2B호는 내년 2월 18일 아리안스페이스의 발사체(아리안5)를 이용해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 이후엔 7개월간 궤도상 시험과정과 시범서비스를 거친다. 이용 가능한 해양 정보는 같은해 10월, 대기 환경 정보는 2021년부터 제공할 계획이다.

2B호는 변화무쌍한 우주 환경에서 10년간 머무른다. 앞서 작년 12월 우주로 먼저 떠난 형겪인 기상관측 전문 천리안2A와 2B호의 총사업비는 7048억원, 사업 기간은 2011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다.

임철호 항우연 원장은 "천리안 2A호에 이어 2B호까지 발사되면 한반도의 기상‧대기‧해양을 관측하는 세계적 수준의 서비스 체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파 시험중인 천리안위성 2B호/사진=항우연 전자파 시험중인 천리안위성 2B호/사진=항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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