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고화질 동영상 실시간으로 본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12.0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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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원하는 곳에 위성신호 보내는 ‘빔호핑 위성 모뎀’ 개발…비행기·선박 인터넷 속도·용량↑

ETRI 연구진이 빔 호핑 모뎀 동작을 확인하는 모습(왼쪽부터 김판수 PL,  정수엽 선임연구원)/사진=ETRIETRI 연구진이 빔 호핑 모뎀 동작을 확인하는 모습(왼쪽부터 김판수 PL, 정수엽 선임연구원)/사진=ETRI


국내 연구진이 위성 신호를 필요한 곳에 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수요에 따라 위성 자원을 가변 할당할 수 있는 ‘빔 호핑’기술을 활용한 위성통신모뎀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기존 위성통신은 특정 지역에 고정적으로 위성 자원을 할당했다. 통신 수요가 거의 없는 넓은 바다나 영공에도 동일하게 신호를 보냈다. 반대로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추가 자원 할당이 불가능해 통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빔 호핑 위성 모뎀은 사용자 수요에 맞게 위성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모뎀은 비디오 셋톱박스 크기로 송수신부로 구성됐다. 데이터를 사용자 요구사항에 맞춰 변화시켜 전송하는 ‘망 동기’와 ‘가변 데이터 전송’이 핵심기술이다. 이를 통해 위성통신 대역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유준규 ETRI 위성광역인프라연구실장은 “넓은 지역에서도 꼭 필요한 선박, 항공기가 있는 곳에만 신호를 보냄으로써 통신 속도를 늘리고 고가의 위성통신 대역 비용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TRI의 기술은 프랑스 유텔샛(Eutelsat)사가 개발하고 있는 빔호핑 위성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지난 10월 14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헝브이에 텔레포트에서 빔호핑 위성과 똑같은 통신환경을 모사한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위성 에뮬레이터를 이용해 기술검증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연구진에 따르면 시험 결과 통신 데이터 용량과 분배 효율이 기존 기술 대비 각각 최대 15%, 20% 증가했다.

통신 속도는 빔당 최대 400Mbps를 기록했다. 현재 동일 주파수 대역으로 가능한 최대 속도는 150Mbps 정도다. 연구진은 후속연구룰 통해 1Gbps급까지 높일 계획이다. 현재의 빔 호핑 기술을 비행기에 적용하면 동시 100명 이상의 사용자가 HD 동영상 스트리밍을 수신할 수 있다는 게 ETRI의 설명이다.
기존 위성 통신 기술과 빔 호핑 기술 간 차이를 비교 설명하는 영상 캡처/자료=ETRI기존 위성 통신 기술과 빔 호핑 기술 간 차이를 비교 설명하는 영상 캡처/자료=ETRI
유 실장은 “현재 빔호핑 위성 지상 장비 기술은 세계적 수준의 위성 기술 기업들도 아직 개발 중이거나 개발 검토 중인 차세대 기술”이라며 “경쟁 기관들보다 빠르게 기술을 선점하고, 군수·운송업 등 위성 통신 기술이 주로 쓰이는 분야에 외산 장비가 잠식하는 것을 예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성과가 ETRI가 보유하고 있던 DVB-S2기반 고속위성모뎀기술이라는 핵심원천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글로벌 통신시대를 대비해 우리나라 역시 빔호핑 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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