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복면법 위헌판결, 과격시위자 고무시켜" 맹비난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2019.11.1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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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 "홍콩 법치 억제력 잃어…중미 관계 극단적으로 복잡"

【홍콩=AP/뉴시스】18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인간 사슬을 형성하고 시위 중인 시위대가 '복면금지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양한 모습의 가면을 쓰고 시위하고 있다. 2019.10.19.【홍콩=AP/뉴시스】18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인간 사슬을 형성하고 시위 중인 시위대가 '복면금지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양한 모습의 가면을 쓰고 시위하고 있다. 2019.10.19.


중국 관영 매체들이 홍콩 고등법원이 '복면시위 금지법(이하 복면 금지법)'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려 과격시위자들을 부추기고 경찰이 폭력을 억제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또 홍콩 시위에 대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개입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18일 늦은 저녁 사설을 통해 "복면금지법 위헌판결은 과격시위자들을 고무시켰다"며 "경찰이 홍콩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복면금지법에 대해 정부가 최종심법원에 상소할 기회가 있어 아직 만회할 일말의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홍콩 고등법원의 판결은 부정적인 영항을 끼쳤다"고 밝혔다.

환구시보의 자매지인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사설을 통해 "이번 판결은 폭력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는 대신 폭도들에게 더 많은 동정심을 보이도록 만들 것"이라며 "시위대들은 항상 무력을 남용했다고 경찰을 비난하지만 도시를 파괴하고 경찰을 공격한 폭도를 비난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원의 판결로 야당은 이것이 그들의 승리라고 믿게 될 것"이라며 "홍콩의 일부 판사들이 폭력과 공동으로 싸울 책임을 완전히 다하지 못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두 매체는 공통적으로 폭력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홍콩이 금융허브의 지위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파동은 홍콩의 법치와 현대성을 크게 훼손했다"며 "홍콩이 이제부터 평온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질서와 제도의 재건은 극히 어렵고, 홍콩은 국제금융센터의 많은 이점을 되찾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홍콩은 국제금융중심지로서 마지막 숨을 고르고 있다"며 "이번 판결은 응급실로 가는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홍콩 사법부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과격폭도들이 경찰에 체포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판사에 의해 보석으로 풀려나게 된다"며 "일부 판사들은 급진적인 폭도들을 위한 우산 역할을 하고 있고, 그들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폭력을 예방하는 댐의 틈을 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콩 판사들은 편안한 삶을 누리는 동안 홍콩 경찰은 무너지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외로운 장벽이 되었다"며 "판사들은 경찰의 노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홍콩사태의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발언에 대해 '내정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환구시보는 "홍콩에서 벌어지는 일과 중미의 관계가 연관이 있다는 직감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직감들은 맞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콩이 중국 통치하에 있기 때문에 미국과 일부 서방 세력의 홍콩 개입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며 "미국은 착수한 '홍콩 민주인권법안' 통과는 노골적인 협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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