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스팩 종목의 수는 21개, 총 공모금액은 1808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개월 동안 상장된 스팩 수는 20개, 총 공모금액은 1552억원이었다. 상장종목 수는 물론이고 공모금액이 더 커졌다. 스팩 1종목당 평균 공모규모도 올해 들어 86억4200만원으로 지난해 상장된 20개 종목의 평균 공모규모(77억6900만원)에 비해 증가했다.
스팩이 최초로 도입된 2010년 이후 최대 기록을 달성한 2015년(상장종목 수 45개, 총 공모금 4860억원)에 비해서는 적지만 2016~2018년 기간 20개를 넘지 못했던 기록이 이번에 4년만에 깨진 점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비상장사 입장에서 스팩은 직접 상장을 추진하는 데 비해 상당히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스팩을 통한 합병상장 역시 상장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점은 직상장과 동일하지만 상장심사 통과 이후 공모가 결정과정의 불확실성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이미 상장돼 있는 스팩 종목의 자산규모를 골라서 해당 스팩과 합병하기만 하면 그 스팩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그대로 비상장사에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비상장사와 스팩의 합병비율이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공모금액 규모의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더 크다.
스팩을 설립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도 스팩이 일반상장 주관에 비해 더 짭짤한 수익을 남길 수 있다. 공모절차에 참여하는 기관·일반투자자들이 공모가(대개 2000원)에 지분을 취득하는 반면 설립 과정에 참여한 초기주주들은 액면가(대개 100원)에 지분을 취득한다. 초기 출자금 대비 20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물론 스팩이 비상장사와의 합병상장을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설립 초기 주주들은 손실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