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버스 10개월 몰아보니…"차원이 다르다"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2019.11.04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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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수소전기버스 시범사업 10개월 진행 후 지난 8월 종료

운행중인 수소전기버스 실내 전경운행중인 수소전기버스 실내 전경


“수소전기버스 몰아보니 몸의 피로도가 훨씬 줄어드는 등 주행성 측면에서 최고였습니다. 다만 수소충전소가 부족해 충전할 때마다 대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수소전기버스를 운행하려면 수소 인프라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보입니다.”

삼성여객 소속 운전기사인 오백수(56)씨는 “수소전기버스는 기존 CNG 버스와 차원이 다르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씨는 3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지난 10개월 간 수소전기버스를 운행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10개월 동안 수소전기버스 1대를 405번 노선에 투입해 시범 운행했다.



오씨는 시범 사업 기간 동안 수소전기버스를 운행했지만, 지난 8월 시범사업이 종료되면서 다시 CNG 버스를 운전하고 있다. 오씨는 서울시가 수소전기버스를 전면적으로 도입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오씨는 “(수소전기버스가) 승용차와 동일한 수준의 안정감을 갖고 있다”며 “소음도 적고, 울렁거리는 게 없다. 일반 버스처럼 기어 변속이 없어 차가 흔들리지 않으니 부드럽게 나간다”고 말했다.



또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에서 기존 버스는 뒤로 밀리지만, 수소전기버스는 오르막에서도 자체적으로 브레이크가 잡혀 뒤로 밀리지 않으며 가속 페달만 밟으면 곧바로 올라가기 때문에 운행 질감이 상당히 부드럽다”고 설명했다.

오씨는 “손님분들도 ‘흔들림이 없고, 소음이 없다’며 더욱 만족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전기차가 파워(힘)에서 밀릴 것이란 오해가 있지만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며 “에어컨 성능도 괜찮았은데 다만 시범 운행 차량의 히터 배열은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히터가 뒤에 2개, 중간에 2개가 설치돼 있어 뒤에는 덥지만, 운전석을 포함한 앞쪽은 다소 추웠다는 지적이다.

오씨는 수소 인프라가 부족한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보였다. 오씨는 “수소충전소가 부족해 충전할 때마다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 업무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충전 (버스의) 용량도 적어 시범 운행 기간에는 하루 종일 버스 운행이 어려운 상태여서 충전소와 탱크용량을 넓히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범 운행에 투입된 수소전기버스는 일반 승용차의 연료스택을 장착하고 있어 용량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새로 도입할 수소전기버스는 상용차 연료스택을 장착해 한번 충전에 400~500km를 달릴 수 있다.

서울시는 ‘수소 도시 서울’을 위해 올해 말 7대에 이어 내년 30대, 2022년 505대 등 2025년까지 총 287개의 수소전기버스 운행할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최근 강서공영차고지 수소생산기지 및 수소충전소 설치가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에 부딪히는 등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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