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동고분군서 화장된 유골 첫 발굴… 백제장례문화 연구 새 전기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9.10.2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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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 23일 서울 석촌동 고분군 발굴조사 현장설명회

석촌동고분군서 화장된 유골 첫 발굴… 백제장례문화 연구 새 전기


서울시가 한성백제 왕실묘역인 석촌동 고분군(사적 제243호)에서 화장 후 분골과정을 거친 사람 뼈와 다량의 토기, 장신구, 기와 등 유물을 함께 발굴했다.

백제 고분에서 화장된 인골이 다량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백제 한성기 왕실의 장례문화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부족한 상황에서 왕실의 장례문화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여러 개의 적석묘(돌무지무덤)가 총 100m에 이르는 규모로 서로 이어져 있는 초대형 ‘연접식 적석총’도 처음으로 발굴됐다. 이렇게 연결된 형태의 고분은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새로운 형태다. 그동안 적석총을 개별 단위 무덤으로만 파악해온 통념을 깨는 것이어서 고고학계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는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이 석촌동 고분군에 대한 연차별 발굴조사를 본격화한 2016년 당시 외관으로 일부 구조만 추정했던 것이 실제로 확인된 것.



특히 초대형 ‘연접식 적석총’ 발굴 과정에서 금귀걸이, 유리구슬, 중국제 청자 같이 소유자의 권위와 위엄을 드러내기 위한 위세품(威勢品)과 토기, 기와 등 총 5000여 점의 유물이 함께 출토됐다. 무덤의 거대한 규모뿐 아니라 이와 같은 출토 유물의 양상을 볼 때 석촌동 고분군이 초기백제의 왕실묘역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관장 김기섭)은 23일 '서울 석촌동 고분군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열고, 석촌동 고분군에 대한 발굴조사 중간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석촌동고분군서 화장된 유골 첫 발굴… 백제장례문화 연구 새 전기
서울 석촌동 고분군(송파구 가락로 7길 21)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지면서 백제 왕릉급 고분군으로 인식돼 왔다. 특히 3호분은 한 변의 길이가 50m에 달하는 대형 적석총으로 백제의 전성기를 이뤘던 근초고왕릉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번에 발굴된 초대형 ‘연접식 적석총’은 네모꼴의 중소단위 적석묘(16기)와 이를 이어주는 연접부, 화장된 인골을 묻은 매장의례부(3개소)를 빈틈없이 맞붙여 가며 무덤 규모를 확대시킨 특이한 형태다.

연접식 적석총은 1987년 마지막 복원‧정비 당시 2개의 ‘쌍분’(남분‧북분) 형태로 복원됐던 1호분과도 이어져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로 1호분이 단독분이 아닌 연접식 적석총의 일부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은 석촌동고분군과 방이동고분군을 잇는 한성백제 왕릉구역을 설정하고 풍납토성, 몽촌토성으로 구성된 왕성과 함께 백제 도성의 경관 복원을 위해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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