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디, 애플에 아이폰 OLED 패널 하반기 물량만 5000만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김건우 기자 2019.10.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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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대비 공급량 8배 늘어…최대 고객이자 스마트폰 맞수 '협력적 긴장관계'

[단독]삼디, 애플에 아이폰 OLED 패널 하반기 물량만 5000만대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하반기 미국 애플에 아이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4000만대 이상 공급한다. 올 초 수천억원대 보상금 지급 문제로 마찰을 빚었던 양사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애플에 아이폰용 5.85인치, 6.46인치 OLED 패널을 2220만대 공급했다. 7월 390만대, 8월 840만대, 9월 990만대 등이다. 특히 9월에는 계획물량 690만대를 40% 이상 뛰어넘었다.



10월에 980만대, 11월에 500만대분의 OLED 패널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12월 공급물량까지 더하면 올 하반기에만 4000만~5000만대 수준의 OLED 패널을 공급하는 셈이다.

하반기 물량은 상반기의 6~8배 수준이다. 올 초 아이폰 판매량이 뚝 떨어지면서 상반기 OLED 패널 납품 규모는 600만대에도 못 미쳤다. 양사는 이 문제로 지난 6월 말까지 보상금 지급 마찰을 빚었다.



애플이 애초 계약했던 물량을 구매하지 않은 데 대한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영업이익 7500억원으로 적자를 면했다. 시장에선 애플이 납품 계약을 지키지 못한 대가로 8억달러(약 900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보상금이 반영되지 않은 올 1분기에는 56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애플의 OLED 수요가 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실적 부담을 한결 덜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8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을 토대로 시장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9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가 매출의 80~90%를 차지하는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중국의 물량공세에 밀려 줄줄이 적자 수렁에 빠지는 상황에서 애플 효과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 OLED 매출에서 애플 비중은 30%에 달한다.

LCD 폭락장에서 애플이 실적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애플과의 관계 정립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여전한 과제다. 애플은 디스플레이 최대 고객사이면서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의 스마트폰 부문 최대 경쟁사다. 한쪽에선 애플 공급 매출 확대를 꾀하면서 다른 쪽에선 애플 수요 확대를 달갑게 볼 수만은 없는 이유다.

애플이 제3의 OLED 패널 공급사를 찾는 데 대한 대안도 찾아야 한다. 애플은 2017년 아이폰 시리즈에 OLED 패널을 탑재한 이후 지난해까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OLED 패널을 독점 공급받았지만 올해부터 6.46인치 일부 패널을 LG디스플레이에 발주했다. 중국 BOE도 내년 OLED 패널 공급을 목표로 애플을 두드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세계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98%에서 올해 90%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아직까진 한발 앞선 기술력과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지키고 있지만 애플의 구매선 다변화로 인한 매출 감소는 시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독점적 시장 입지와 최대 고객사로 유지해온 긴장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을 계속 붙잡아두기 위해서는 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발 앞선 투자와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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