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압박은 마약거래"…美볼턴, 스캔들 우려했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10.1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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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하원 트럼프 탄핵 조사 청문에서 관련 증언 나왔다고 보도

피오나 힐 전 백악관 러시아 및 유럽담당 고문/사진=로이터피오나 힐 전 백악관 러시아 및 유럽담당 고문/사진=로이터


최근 경질된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것을 반대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피오나 힐 전 백악관 러시아 및 유럽담당 고문은 미 하원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탄핵조사의 증인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힐 전 고문에 따르면 지난 7월 10일 볼튼 전 보좌관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고든 손드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대사와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 두 명과 미국의 우크라이나 안보지원 관련 회의를 하고 있었다. 손드랜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액을 거부한 이로, 트럼프 집권 이후 EU주재 대사로 임명됐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우크라이나 측은 당시 미국 측에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볼튼 전 보좌관은 회담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했다고 힐 전 고문은 증언했다.



그러자 손드랜드 대사는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을 인용, 우크라이나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라는 미국의 요청을 들어준다면 백악관이 정상회담에 응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볼튼 전 보좌관이 이 발언을 듣고 즉각 회의를 중단하자 손드랜드 대사는 우크라이나 측에 아래층에서 회의를 별도로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보도에 따르면 볼튼 전 보과관은 힐 전 고문에게 회의에 참석할 것을 지시했다. 지시를 따른 힐 전 고문이 회의장에 도착하자 손드랜드 대사가 우크라이나 측에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 헌터 바이든이 이사로 일했던 우크라이나 에너지회사 부리스마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힐 전 고문은 "왜 이 문제를 지금 논의하느냐"면서 회의를 중단하려 했지만 손드랜드 대사가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우크라이나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을 보고 받은 볼튼 전 보좌관은 힐 전 고문에게 "나는 이들이 자행하는 마약 거래에 전혀 관여돼 있지 않다"면서 "손드랜드, 줄리아니, 멀베이니가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고 있다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수석변호사인 존 아이젠버그에게 알려라"고 지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에 발생한 것으로,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압박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NYT는 힐 전 고문이 지시대로 아이젠버그에 이를 보고했으며, 미 중앙정보국(CIA)이 내부고발자의 폭로에 따라 사건을 조사할 때 아이젠 버그와 통화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이 트럼프 탄핵조사의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힐 전 고문은 볼튼 전 보좌관이 그전에도 "줄리아니는 수류탄이다. 모든 사람들을 날려버릴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 전부터 우크라이나 계획에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줄리아니 변호사 등이 우크라이나 계획을 시행하면서 통상적인 국가안보 절차를 밟지 않아 대통령의 정식 고문들이 불법 작전에 대해 알고도 막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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