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피하려는 홍콩인들, 포르투갈 향한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0.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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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이민' 용이한 골든비자 프로그램 이용

/사진=포르투갈 관광청/사진=포르투갈 관광청


홍콩 시위가 길어지면서 혼란을 피해 포르투갈을 찾는 홍콩 시민들이 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포르투갈 부동산 중개업자들을 인용해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의 부동산을 구매하는 홍콩인 절반 이상이 골든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영주권 획득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2012년 도입된 골든 비자 프로그램은 50만유로(약 6억5000만원) 이상의 포르투갈 부동산을 구매하면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만 18세 이하 자녀, 만 65세 이상 부모에게 거주 허가를 주는 제도다. 비자는 신청자가 2년 중 2주 이상을 포르투갈에서 지낸다는 조건으로 2년마다 갱신할 수 있다. 이 제도 덕에 포르투갈은 투자 이민이 용이한 유럽 국가로 꼽힌다.



포르투갈 외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까지 골든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거주 허가를 받은 이는 약 8000명에 이르며, 이중 절반 이상이 중국 국적자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이중 상당수가 홍콩 시민일 것으로 추정된다.

포르투갈 유력 부동산업체인 마이아 인터내셔널의 루이즈 펠리프 마이아 대표는 지난 두 달 동안 홍콩에서 25건이 넘는 문의를 받았으며, 쇄도한 업무 미팅 및 발표 일정 등을 맞추기 위해 홍콩 출장 기간을 2일에서 6일로 늘렸다고 설명한다. 그는 "홍콩에서 평균 60만유로(7억8500만원) 가격의 5~10개 매물을 판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56세 중학교 교사인 라이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17세와 24세의 두 자녀 때문에 포르투갈로 이민 가는 것을 정말 고려하고 있다"며 "솔직히 말하자면 안전 문제가 걱정된다. 홍콩 상황이 더 나빠진다면 다른 선택지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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