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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이후 '0'?…北김정은 비밀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0.1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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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이후 후속 보고 없어…"돼지, 북한 단백질 소비량 80%"

돼지. /사진=AFP돼지. /사진=AFP




북한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사실과 이로 인한 막심한 피해를 숨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야생 멧돼지로 인해 김정은 정권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숨기고 있다는 우려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공식적으로 북한의 ASF 발병 건수는 단 한 건에 불과하다. 북한 농림부가 지난 5월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평양에서 북쪽으로 260km 떨어진 협동농장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 22마리를 살처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 이후 후속 보고도 없었고, 국영 언론에서도 관련 사건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ASF는 중국·한국 등 아시아 전역으로 급확산되며 상당수 국가가 시름을 앓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역시 ASF로 심각한 피해를 겪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앞서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국정원 보고를 인용해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했다. 고기가 있는 집이 없다는 불평이 나올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4일 경기도 연천군 민간인 출입통제선 부근에선 야생 멧돼지 5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분석 결과 이 중 1마리에서 ASF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통신은 "ASF의 확산은 북한의 식량 안보를 더욱 심각한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식량기구(FAO)의 지난 4월 조사에 따르면 북한 인구의 40%에 이르는 약 1010만명이 긴급한 식량 지원이 필요한 상태로 추산된다. 10년간 축산과 수의방역 담당 공무원으로 일하다 2011년 탈북한 조총희씨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돼지는 북한 단백질 소비량의 약 80%를 차지한다"며 "국제 제재까지 겹친 상태에서 북한은 대체할만한 단백질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씨는 "개별 농장에서 기르는 돼지 수가 국영 또는 집단농장에서 기르는 돼지 수보다 많기 때문에 확산 속도를 늦추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북한 당국이 가축 전염병 예방·대처 관련 경험이 적기 때문에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북한군 복무 중 1979년 탈북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지난 5월 보고를 두고 "북한이 국제기구에 발병을 보고했다는 사실로 미루어 당국이 손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북한의 역량 부족은 이제 한반도 전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야생 멧돼지가 북한에서 계속해서 남쪽으로 내려온다면 기존의 가축 농가 격리·살처분 방식만으론 ASF 퇴치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된 돼지가 중국·러시아 등으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살처분된 돼지는 15만4653마리에 이른다.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국방부는 경기·강원 일대 등 접경지역에서 멧돼지 포획 또는 사살하고 예찰과 방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에 ASF 예방을 위한 합동 대책 등을 요청해왔으나, 북한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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