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에 큰 타격"…'조국 사퇴'에 관심 쏠린 日언론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0.14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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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 "야당이 반격 가하는 상황" … 마이니치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의 생명선"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입장을 밝힌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입장을 밝힌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를 표명한 가운데 일본 언론 역시 이를 속보를 전하며 비중 있게 다뤘다. 특히 조 장관 사퇴가 향후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에 미칠 영향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14일 극우 성향 일본 산케이신문은 조 장관의 사퇴 소식과 함께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오늘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겠다"고 돌연 밝혔다.

산케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구였던 최순실의 딸 대학 부정 입학 의혹 관련 항의 집회가 계기가 돼 박 전 대통령이 퇴진하고,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문 정부도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다"며 조 장관의 자녀 입시 의혹을 언급했다.



이어 신문은 "조 장관의 가족을 둘러싼 일련의 의혹은 본인이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청렴함과 '국민 중심 국가 건설'을 내건 문재인 정부에 타격"이라며 "2년 전 정부 출범 초기 80% 이상의 지지를 받았으나, 조 장관 관련 의혹으로 최근 지지율이 40%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오는 11월 문 정부가 5년의 임기의 반환점을 맞는다며 "조 장관의 사의 표명으로 야당과 보수 세력이 반격을 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조 장관을 두고 "문 정부의 공약인 '검찰 개혁'을 완성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문 정부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가운데 (장관직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조 장관의 사퇴 표명으로 개혁 실현이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며 검찰 개혁 관련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아사히는 현 정부 지지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문은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남북관계도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가운데 검찰개혁까지 좌절되면 지지율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며 조 장관을 끌어안고서는 집권 여당에 불리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일본 대표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지층이었던 혁신 세력 일부가 돌아선다는 견해도 있어, 정부도 조 장관의 사임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의혹을 안은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은 막강한 수사권을 지닌 검찰 조직의 개혁을 통해 여론의 지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분석했다.

중도 성향으로 알려진 마이니치신문은 "이달 들어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와 '조국 사수'를 호소하는 집회가 각각 수십만 명 규모로 개최돼 국론이 양분되는 사태에 빠져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마이니치신문은 '조국을 버리지 못하는 문 대통령의 뿌리 깊은 트라우마'라는 칼럼에서 "검찰을 감독하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개혁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은 권력 장악의 요체이자 대통령의 생명선"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일본 언론은 조 장관 임명 이전부터 관련 기사를 쏟아내며 큰 관심을 보여왔다. 방송조사업체 니혼모니터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와이드쇼(만담 형식의 정보 TV 프로그램)가 한국 관련 내용을 다룬 시간은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 규제를 처음 발표한 7월 첫째 주에 2시간 53분에 불과했으나, 조 장관 의혹이 불거진 8월 다섯째 주에는 무려 13시간 57분에 달했다. 지지통신 등은 "조 장관 의혹 관련 비판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를 파기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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