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환매 중단 등 겹악재에 수탁고 5조원 붕괴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9.10.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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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6조원 육박 이후 감소세, 4조9300억원 규모로 줄어

라임, 환매 중단 등 겹악재에 수탁고 5조원 붕괴


지난 7월 6조원에 육박하던 라임자산운용의 운용자산(수탁고) 규모가 사모펀드 편법 거래, 환매 중단 등 악재가 잇따르며 5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8월 이후 만기가 대거 몰린데다 평월과 달리 환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라임자산운용의 수탁고(설정액 기준)는 지난 8월 이후 자금유출이 늘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지난 7일 기준) 4조9320억원 규모로 7월 말 5조8750억원에 비해 9430억원(16%) 줄었다. 이달 들어 1주일 간은 7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지난 8월 이후 전체 수탁고 감소분 중 자펀드에서 모펀드로 재투자돼 이중으로 집계되는 수탁고를 제외하면 실제 감소분은 6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8월 이후 중도 환매가 제한되는 폐쇄형 펀드에서 5000억원 규모의 만기가 도래했고 중도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에서 1000억원 규모의 환매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방형 펀드의 환매가 늘면서 수탁고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라임의 대표 개방형 펀드인 새턴의 경우 전체 수탁고가 지난 6월 말 2500억원 규모에서 현재 1700억원 규모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품은 주로 자산의 절반 이상을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메자닌에 투자하고 국공채 등 채권과 주식 등에 나머지를 투자한다.



라임의 자금 유출은 사모펀드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편법 거래 의혹이 불거진 게 주된 요인이다. 지난 7월 메자닌 편법 거래 의혹이 불거진 이후 지난 8월부터 금융감독원 편법 거래 조사 등 여파로 투자자의 환매 요청이 늘어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2일에는 만기도래한 274억원 규모 사모채권펀드 상환급 지급을 연기한 데 이어 8일 6200억원 규모 사모채권과 메자닌 펀드의 고객 상환금 지급을 잠정 보류하는 환매 중단을 결정했다. 이 때문에 사모펀드의 유동성 우려가 제기되면서 자금 유출이 늘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임이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펀드의 고위험 메자닌 투자 비중이 높은 것도 자금 이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국내 주식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대규모 고위험 메자닌 유동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원금 상환 등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 라임의 전체 수탁고 중 고위험 메자닌을 편입하는 혼합자산 펀드 규모는 4조원에 육박해 대부분을 차지한다. 올 들어서만 1조원 이상 늘었는데, 지난 7월에는 메자닌 편법 거래 의혹 속에서도 1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고위험 메자닌은 통상 주가 하락 시 리픽싱(전환 가격 재조정)을 통해 주식 전환 가격을 낮춰 수익률 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주가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면 전환 가격을 낮춰도 시장가치가 떨어져 유동화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운용사 한 대표는 "라임의 혼합자산 펀드가 대부분 50% 이상 메자닌에 투자되고 이중 고위험 메자닌 비중이 높아 일시적으로 유동성 관리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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