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잇따른 악재...잘나가던 사모펀드도 '제동'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송정훈 기자 2019.10.0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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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 펀드의 몰락]④각종 노이즈 발생에 투자심리 위축...자금이탈 가속화 우려

빠르게 성장하던 사모펀드(한국형 헤지펀드) 시장도 최근 급제동이 걸렸다. DLF(파생결합상품) 불완전판매 이슈에 라임자산운용 검사, 사모펀드 투자 논란까지 겹치면서 사모투자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파생결합상품(DLF, DLS)을 판매한 은행 등 금융사에 대한 현장검사 중간 결과 발표에서 영·미, 독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를 금융사의 이익 중시, 관리 부실 등 영향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 하나은행에 대한 추가 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문제가 된 DLF 상품들은 금리가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면 4~5%의 수익을 얻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손실이 100%까지 확대되는 구조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각국이 금리 인하에 돌입해 손실위험이 커질 것을 알고도 판매사들이 '중위험' 상품으로 포장해 판매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금감원이 합동검사를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을 향해서도 칼끝을 겨누고 있다. 수익률 돌려막기, 파킹거래 의혹 등과 관련해 자본시장법상 위법사항이 없는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로 검찰 조사도 받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헤지펀드 만기상환을 연기하면서 유동성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최근 모든 이슈의 중심에 사모펀드가 있는 셈이다. 규제 무풍지대에서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던 과거는 옛말이 됐다.

실제로 DLF 불완전판매 이슈가 터진 이후 파생형 사모펀드 인기는 급격히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1~29일 기준) 신규로 설정된 파생형 사모펀드는 93개로 지난 7월(127개)보다 34개(27%) 줄었다. 신규 설정액 규모도 6380억원으로 전월대비 1220억원(16%) 급감했다.

수익률 부진 속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도 늘고 있다.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특성 상 수익률도 선방해야 하지만, 증시 부진 영향을 함께 받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적자인 사모펀드 운용사는 지난 1분기 전체 176곳 중 77곳으로 44% 비중을 차지했다. 2분기 들어서는 적자 운용사가 전체 186곳 중 101곳으로 과반을 넘어섰다.


펀드 수탁고도 성장세가 주춤하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8월말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의 설정액은 34조9000억원으로 전월대비 6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들어 매월 설정액이 1조원 이상 증가했던 것을 고려하면 월별 증가폭이 가장 적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악재가 장기화될 경우 사모펀드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사모펀드 간 부익부·빈익빈 현상 심화로 설정액이 50억원에도 못 미치는 자투리 펀드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심리마저 사모펀드 시장을 외면할 경우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노이즈가 생기면 투자자들 심리는 관망세로 돌아서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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