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이유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9.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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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장악 상원, 탄핵 가결 못 해…일부 제외 트럼프 지지 여전
존슨·클린턴 탄핵도 하원만 통과…미 역사상 탄핵된 대통령 없어

트럼프 탄핵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이유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 유력 경쟁자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를 이용하려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하원이 탄핵소추안을 결의하겠다는 뜻이다.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확률은 매우 높다. 과반인 218명만 찬성하면 되는데, 민주당 의원이 235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금까지 트럼프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민주당 의원은 이미 202명에 달한다. 나머지 33명 가운데 16명만 더 찬성하면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탄핵당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하원이 탄핵소추를 결의하더라도, 탄핵을 결정하는 것은 상원이기 때문이다. 상원은 수석재판관 주재로 탄핵심판을 여는데, 상원의원이 배심원 역할을 한다.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무죄를 주장할 수 있다. 상원의원 3분의 2 이상(67%)이 대통령이 유죄를 인정하면 탄핵이 가결되는데,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 역사에서도 상원이 대통령 탄핵심판을 가결한 적은 없다. 제42대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은 1998년 12월 위증과 사법방해 혐의로 하원으로부터 탄핵소추를 당했지만, 상원에서 기각됐다. 그는 아칸소 주지사 시절 여러 여성을 성추행했으며, 백악관 입성 뒤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휩싸였지만, 국정지지도는 72%로 매우 높았다.



앞서 제17대 대통령이었던 앤드루 존슨도 1868년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지만, 상원 탄핵심판에서 1표 차로 승리하면서 임기를 마쳤다. '워터게이트'로 유명한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은 1974년 미 역사성 처음으로 탄핵당한 대통령이 될 뻔했으나, 하원의 탄핵소추 직전 스스로 사임했다.

영국 BBC방송은 "미트 롬니 등 일부를 제외하고 미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할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BBC는 "그러나 그동안 트럼프 탄핵을 머뭇거리던 펠로시 의장 등 민주당 온건파가 탄핵으로 돌아서면서 사태가 급변했으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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