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싸이버로지텍은 지난 20일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싸이버로지텍은 올해 중 거래소로부터 상장승인을 얻어 내년 중 증권신고서 발행 등 공모절차를 거쳐 내년 초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싸이버로지텍은 옛 한진해운홀딩스의 후신인 유수홀딩스가 40.13%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다. 최 전 회장은 두 딸 조유경·조유홍씨 등과 함께 유수홀딩스 지분 51%를 보유 중이다. 최 전 회장은 2016년 4월 한진해운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기 전에 관련 정보를 미리 입수해 한진해운 주식을 팔아 10억원 이상의 손실을 회피했다는 내용의 미공개 정보이용 주식거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이 확정된 바 있다.
그럼에도 시장 한켠에서는 최 전 회장의 실형 확정이라는 이슈가 싸이버로지텍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상장규정 상 최 전 회장이 싸이버로지텍 경영에서 벗어나 있고 직접 지분을 보유하지도 않기 때문에 상장심사에서 이 사안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융사의 경우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비금융사에서는 최 전 회장 사안을 이유로 상장절차가 저해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등기임원이 아니더라도 대주주가 경영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그간 수없이 확인돼왔다"며 "최대주주 관련 부정적 이슈가 기업 이미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싸이버로지텍은 창사 시점에는 한진해운 계열사로 출발했지만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고 경영 역시 전문경영인(최장림 대표)을 필두로 해서 독자적으로 영위되고 있다"고 했다. 최 전 회장 이슈가 유망 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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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싸이버로지텍의 상장은 유럽 등 해외 주요 선사들로부터 원활하게 수주를 따내기 위해 한국 메인보드(주요 증시) 상장사라는 지위가 필요했기 때문에 추진되는 것"이라며 "이미 싸이버로지텍 시스템은 일본 최대 해운사는 물론이고 두바이 등 글로벌 주요 항만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최 전 회장 이슈를 제외하고 본다면 싸이버로지텍의 재무 안정성이나 수익성은 눈에 띈다.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싸이버로지텍은 자산총계 2258억원에 자기자본이 1722억원에 달한다. 싸이버로지텍의 특성상 최초 프로젝트 수주시 매출과 이익이 크게 늘고 이후 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 과정에서 장기에 걸쳐 작지만 꾸준한 매출과 이익이 발생한다.
지난해는 이 사이클이 한 차례 꺾여 그나마 수익과 이익이 줄었음에도 1321억원의 영업수익에 2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싸이버로지텍이 상장심사에 통과할 경우 상장 시점의 시가총액이 최소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