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BC도 참가… 총성 울린 '스트리밍 전쟁'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9.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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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유니버설, OTT 서비스 명칭 '피콕' 발표…
경쟁 붙으며 인기 콘텐츠 가격 2배 이상 올라

NBC유니버설은 내년 4월 출시할 자사의 OTT 서비스 명칭을 '피콕'(Peackok, 공작)으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AFPNBC유니버설은 내년 4월 출시할 자사의 OTT 서비스 명칭을 '피콕'(Peackok, 공작)으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AFP


"스트리밍 전쟁이 시작됐다. 인기 있는 전통 TV프로그램들을 서로 끌어모으려는 '확장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급변하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이같이 표현했다.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에선 지상파3사와 SK텔레콤이 합작해 OTT서비스 '웨이브'를 출범하고 CJ ENM과 JTBC도 통합 OTT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힌 가운데,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도 풍부한 영상콘텐츠를 가진 기업들의 자체 OTT 서비스 론칭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미디어 공룡 NBC유니버설은 내년 4월 출시할 자사의 OTT 서비스 명칭을 '피콕'(Peackok, 공작)으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가 이끄는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 아마존, 애플, 디즈니 등에 이어 또 한명의 경쟁자가 참여하게 됐다.

NBC유니버설은 케이블방송 컴캐스트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NBC방송과 경제매체 CNBC, 영화 스튜디오 유니버설픽처스, 드림웍스 등을 보유해 콘텐츠도 다양하다. 피콕의 서비스 이용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컴캐스트는 기존 케이블서비스 가입자 2100만명에 무료로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콕은 NBC가 보유한 2020년 도쿄올림픽 방영권을 기반으로 전세계적으로 대대적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워너미디어가 지난 7월 자사 OTT HBO맥스에서 독점 방영권을 구매한 '빅뱅이론'의 한 장면. /사진=AFP워너미디어가 지난 7월 자사 OTT HBO맥스에서 독점 방영권을 구매한 '빅뱅이론'의 한 장면. /사진=AFP
OTT 간 치열한 경쟁은 인기 콘텐츠를 선점하기 위한 전쟁으로 번졌다. WSJ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미국에서 OTT가 콘텐츠를 사들이기 위해 쓴 돈은 20억달러(약 2조2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스트리밍이 전통적인 TV프로그램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며 "그 중 일부는 TV 방송에서보다 온라인에서 훨씬 더 인기 있다"고 전했다.

NBC유니버설은 콘텐츠 확보를 위해 지난 6월 인기 TV드라마 '디 오피스' 방영권을 5년간 5억달러(약 6000억원)에 다시 사들였다. 이는 원래 NBC방송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이었으나 넷플릭스가 한해 9000만달러(약 1070억원)를 지불하면서 독점 방영권을 유지해오고 있었다. '디 오피스'는 지난해 520억분 이상의 시청시간을 기록하면서 넷플릭스 시청률 1위를 기록한 프로그램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시청률 2위였던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방영권도 원래 제작사인 워너미디어에 돌려줘야 했다. 지난 7월 워너미디어는 '프렌즈'와 함께 '빅뱅이론'을 자사 OTT HBO맥스에서 독점 방영하기 위한 권한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전 인기작 다시보기를 원하는 시청자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넷플릭스는 트위터를 통해 "NBC가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을 위해 '디 오피스'를 다시 가져가기로 결정한 것은 슬프지만, 2021년 1월까지는 넷플릭스에서 그 쇼를 시청할 수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청률이 가장 높은 두 프로그램을 2021년부터 더이상 방영할 수 없게 된 넷플릭스는 16일 인기 시트콤 '사인필드'의 방영권을 따내며 또 다시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WSJ는 "수년, 수십년간 꾸준히 시청되는 히트작들을 확보하는 것은 OTT 사업자들에겐 꼭 필요하다"며 "OTT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인기 콘텐츠들은 편당 800만달러~1500만달러로 값어치가 높아졌다. 이는 2011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뛴 가격"이라고 전했다.

OTT 시장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넷플릭스와 훌루, 아마존 프라임이 각축하고 있는 시장에서 애플과 디즈니, 워너미디어가 곧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어서다. 애플 TV+는 11월1일, 디즈니+는 11월 12일로 출시일이 잡혔다. HBO맥스 역시 피콕과 함께 내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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