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몰려온다, 승자는 누가?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2019.09.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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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대전](종합)

편집자주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 패권 전쟁이 한창이다. ‘OTT 제왕’ 넷플릭스에 대항해 디즈니, 애플이 새로운 OTT 서비스로 견제에 나선다. 토종 OTT 연합군 ‘웨이브’도 출격한다. 통신·방송 산업 빅뱅이 한창이다. OTT는 미디어는 물론 콘텐츠 생태계를 재편하는 핵(核)으로 부상하고 있다. 격변기를 맞은 OTT 시장을 둘러봤다.

"넷플릭스, 한판 붙자"…'OTT 대전' 막 오른다
[OTT대전]①오는 18일 푹-옥수수 통합 OTT '웨이브' 출범…디즈니OTT도 국내 진출 시기 저울질

[MT리포트] 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몰려온다, 승자는 누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대전이 대단원의 막을 올린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들이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의 통합 OTT ‘웨이브’가 출격한다. 내년 78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국내 OTT 시장을 놓고 국내외 사업자들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OTT 대전의 신호탄은 ‘웨이브’=OTT 대전의 신호탄은 토종 OTT ‘웨이브’가 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OTT ‘폭(POOQ)’이 통합된 새로운 OTT ‘웨이브’가 오는 18일 출범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SK텔레콤 등이 제출한 옥수수와 푹의 서비스 통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옥수수 가입자 수는 1000만명, 푹 가입자 수는 400만명에 달한다. 가입자 수로 국내 최대 규모 OTT가 탄생한 셈이다. 웨이브는 푹을 기본 플랫폼으로 옥수수 가입자를 흡수하는 형태가 된다. SK텔레콤은 서비스 통합 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OTT 사업을 키운다. KT는 이달 중 자사 OTT 플랫폼 ‘올레tv 모바일’을 확대 개편한다. UI·UX(사용자환경·사용자경험) 뿐 아니라 서비스명까지도 바꾸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LG유플러스도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강점으로 꼽히고 있는 프로야구·골프 등 자체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전략이다. CJ헬로와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OTT 사업을 전면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속 통신, 케이블 방송사의 합종연횡도 궁극적으론 OTT 시장 주도권을 노리기 위한 포석이 될 것”이라고 “이를 계기로 OTT 사업 주도권이 대형 사업자 위주로 전면 재편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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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 시장 공략 ‘고삐’, TV판 유튜브 될까=글로벌 기업들의 공세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186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와의 제휴, ‘킹덤’ 등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등이 가입자 수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디즈니도 새로운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 왕국’ 디즈니는 오는 11월 ’디즈니 플러스(디즈니+)‘라는 OTT를 출시하며 넷플릭스와 전면전을 펼치게 된다. 디즈니가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한국시장 진출도 타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디즈니가 국내에서 OTT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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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내 OTT 시장 규모는 지난해 5136억원에서 올해 6345억원, 내년 7801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매년 2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은 지난 2012~2017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며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여기에 5G(5세대 이동통신) 보급으로 스트리밍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OTT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임지수 기자

"미디어 新패러다임 OTT시장 잡자" 글로벌 '쩐의 전쟁'
[OTT대전]②디즈니, 훌루 인수-AT&T는 워너미디어 인수 통해 OTT 도전…국내도 통신사 위주 재편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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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Over The Top; 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정점으로 전세계 미디어·콘텐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OTT 제왕’ 넷플릭스에 맞서 ‘콘텐츠 공룡’ 월트디즈니가 오는 11월 독자 OTT ‘디즈니 플러스(디즈니+)’를 내놓는다. 애플도 그 즈음 OTT 서비스 ‘애플TV 플러스’를 런칭한다. 이를 계기로 OTT 시장을 둘러싼 세기의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OTT에 대항하기 위한 지상파방송 3사와 SK텔레콤의 통합 OTT ‘웨이브’가 이달 출범한다. 탄탄한 자금력 혹은 콘텐츠를 갖춘 대기업 위주로 OTT 시장이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넷플릭스 천하’ 막아라…디즈니, 애플TV 등 합세=현재 전세계 OTT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기업이 월트디즈니다. 디즈니는 오는 11월 독자 OTT ‘디지니 플러스’를 시작한다. 앞서 디즈니는 폭스엔터테인먼트·ABC 등이 연합해 설립한 미국 2위 OTT 사업자 ‘훌루’를 인수, 넷플릭스에 대항할 준비를 마쳤다. 디즈니의 가장 큰 경쟁력은 마블, 픽사, 폭스 전세계 두터운 마니아를 보유한 콘텐츠 군단이다. 만약 넷플릭스 등 경쟁 OTT로의 공급을 끊고 자사 OTT로만 서비스할 경우 상당한 시장 파괴력이 있을 전망이다. ‘디즈니 플러스’ 출시를 전후로 공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디즈니는 파격적으로 월 6.99달러(약 8400원)짜리 고화질(HD)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오는 11월쯤 영화, TV 등 동영상 콘텐츠 ‘애플TV 플러스’를 내놓는다. 전세계 아이폰 이용자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HBO채널, 워너브러더스, CNN 등을 보유한 워너미디어(타임워너)를 인수한 AT&T도 내년초 ‘HBO 맥스’라는 OTT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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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OTT 시장이 급부상한 데는 유료방송 대신 언제 어디서나 쉽게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스트리밍 기반의 영상 소비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 이마케터(eMarketer)은 미국에서만 총 3300만명이 지난해 코드커팅(유료방송 탈퇴)을 실행했고, 2022년이 되면 5500만명이 추가로 코드커팅족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도 다르지 않다. 당장 SK텔레콤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통합 OTT ‘폭(POOQ)’이 연합한 통합 플랫폼 ‘웨이브’가 이달 중 서비스된다. KT 역시 OTT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LG유플러스 역시 CJ헬로 인수를 계기로 OTT 사업을 전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쩐의 전쟁’ 시작됐나…대규모 사업자 위주로 재편 가속화=업계 전문가들은 OTT 시장이 자금력 있는 대형 사업자 위주로 더욱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 상대적으로 자금력 규모가 열세인 유료방송 사업자나 스타트업들은 OTT 시장에서 속속 발을 빼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OTT ‘텔레비’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는 이달 30일, 지상파 실시간 방송은 올해 말 각각 종료된다. 텔레비 서비스를 출시한지 2년만이다. 현대HCN 역시 OTT ‘에브리온TV’를 이달 말 종료할 예정이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8년만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 경쟁력이 뛰어난 글로벌 OTT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토종 OTT도 ‘규모의 경제’를 창출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토종 OTT 업계도 자금력이 뒷받침 되는 대형 통신사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지수 기자

토종은 발 묶여 있는데…OTT도 '기울어진 운동장'
[OTT대전]③'규제 사각지대' 글로벌 OTT…혁신? 시장 파괴자?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사업자간 규제 형평성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은 유료방송과 비교해 어떤 규제도 받지 않는다. 당초 정부가 OTT 서비스가 신규 산업이라는 이유로 규제보다는 진흥쪽으로 정책방향을 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 개편의 축이 될 정도로 OTT의 영향력이 커졌다. 유튜브의 경우 네이버를 제치고 국내 인터넷 사용시간 랭킹 1위를 거머쥘 정도다. 그러나 현재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 개편의 축이 될 정도로 OTT의 영향력이 커졌다. 유튜브의 경우 네이버를 제치고 국내 인터넷 사용시간 랭킹 1위를 거머쥘 정도다.

반대로 같은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료방송은 가입자 수·이용요금·콘텐츠 편성 등 촘촘한 방송법 규제를 받고 있다. 토종 OTT들은 어떨까. 국내 OTT 사업자 대부분 방송법 대상 사업자들이다. 이들이 내놓는 OTT 서비스도 법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OTT 사업자들은 방송법 규제 뿐 아니라 세금, 저작권 등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어 경쟁 무대 자체가 불공정하다”고 토로했다.

올들어 국회에선 OTT 등 신규 미디어 사업자에 대한 법제도 신설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지난 7월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OTT를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으로 규정한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OTT가 갖는 미디어 속성을 고려하되, 이용약관 신고 의무와 심의규정, 경쟁상황 평가, 방송광고 구분표시 의무 등 일부 규제방안을 담고 있다.

일각에선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자칫 국내 기업들만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반발한다. 무분별한 규제보다는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쪽에 중점을 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령, 미국의 경우 기존 유료방송사업자(MVPD)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지위만 부여했으며, 유럽은 우리나라 정보통신망법의 규제 정도만 적용하되, 콘텐츠 쿼터를 적용해 현지 콘텐츠 제작 시장을 보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TT를 포함해 국내외 사업자간 차별 문제 뿐 아니라 향후 미디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감안해 관련 규제 체계를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지수 기자

OTT 왕좌, 관건은 콘텐츠

[OTT대전]④OTT 흥행 성패 가르는 기준 ‘콘텐츠’

“우린 기술 기업이 아니라 디즈니 같은 미디어 기업이다.”

올해 3월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콘텐츠 전략을 발표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실제 넷플릭스가 전세계 OTT 시장을 재패할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콘텐츠 투자 덕분이다. 방송사에 비해 진입 문턱이 낮은 OTT 서비스의 특성상 양질의 콘텐츠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용자들이 몰린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오리지널 콘텐츠에만 90억 달러(약 10조원) 이상을 쏟아 부은 이유다. 영화 ‘옥자’ 투자를 계기로 ‘킹덤’, ‘미스터 선샤인’ 등 흥행작들을 포함해 한국 콘텐츠 투자에 뛰어들었다. 드라마 제작 등 콘텐츠 시장에선 이미 ‘큰손’으로 통한다. 한류 콘텐츠 투자를 통해 아시아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에서다.

넷플릭스가 조만간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의 근원도 콘텐츠 때문이다. 디즈니가 독자 OTT ‘디즈니 플러스’를 내놓으면서 내년부터 넷플릭스에 신규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거대 OTT간 콘텐츠 파워 게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도 ‘애플TV 플러스’를 전후로 오리지널 콘텐츠에 약 7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콘텐츠는 SK텔레콤과 지상파방송 3사 합작 OTT ‘웨이브’의 흥행 여부를 가르는 최대 변수다. 1400만명의 가입자를 둔 국내 최대 규모 OTT로 출범하지만 넷플릭스와의 경쟁이 어려워 보이는 것도 콘텐츠 양과 질의 격차 때문이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는 OTT 통합법인 출범 이후 콘텐츠 투자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초 통합 OTT 사업계획과 관련해 “자본이 콘텐츠 속으로 녹아들어 대작을 만들기 시작하면 콘텐츠 대국이 되는 사이클을 탈 수 있다”며 콘텐츠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그러나 지상파 3사는 현재 실적 면에서 최악의 위기 상황이다. 이들이 콘텐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지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임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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