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사업장을 방문,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국정농단 사건과 얽힌 뇌물 혐의 파기환송심이 추석 연휴가 지난 뒤 시작되는 만큼 '법정 4라운드' 준비에도 적잖은 시간을 들일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일본의 경제 보복,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등 악재가 중첩된 상황"이라며 "연휴라서 해서 대외환경 변화가 해소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응방안을 고심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신 명절을 맞아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부친 이건희 회장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삼성전자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 부회장이 추석 연휴 하루 전인 지난 11일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의 삼성리서치를 찾은 것도 해외출장을 대체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위기경영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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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자리에서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흔들림없이 하자"며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삼성리서치의 주요 연구과제 진행현황을 보고받은 뒤 △5G(5세대 이동통신) 등 차세대 통신기술 △인공지능(AI) △차세대 디스플레이 △로봇 △AR(증강현실) 등 미래 선행기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추석 이후 열릴 서울고법 재판을 앞둔 상황이다. 지난달 말 대법원 판결에서 삼성이 최순실씨에게 제공한 말 3마리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을 뇌물이 아니라고 본 2심 판결이 깨지면서 삼성 안팎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자신의 거취를 포함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말 사장단 인사 폭을 두고도 이 부회장의 고심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 한 인사는 "여러가지 사안이 얽혀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흔들림 없이 해야 할 일을 하자'는 당부는 이 부회장이 스스로도 다짐하는 말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