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 차관보 "지소미아 종료, 사전 통보 없었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8.2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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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달 슈라이버 美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 日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

/사진=미 국방부/사진=미 국방부


미 국방부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를 담당하고 있는 고위급 인사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재고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 통지를 받지 못했다면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는 보도다.

28일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랜달 슈라이버 이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차관보는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한 한국에 대해 "재고를 바란다"며 철회 촉구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어 "긴장이 이어졌을 때 이익을 얻는 것은 중국, 북한, 러시아"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슈라이버 국방부 차관보는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과정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구체적인 결정에 대해 사전 통보가 없었다"며 "결정이 발표됐을 시점에 우리는 (지소미아 연장의 시비를) 아직 검토중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는 "슈라이버 차관보가 인터뷰에서 재차 '염려와 실망'을 드러냈다"며 "지소미아 파기에 대한 최종 판단은 주권국가의 결단이므로 한국에 맡긴다고 하면서도 재검토를 줄기차게 압박할 태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또 "문재인 정권의 결정에 대해 우려하고 실망하고 있다"며 "당면한 북한의 위협과 중국을 둘러싼 장기적인 문제 등 안보 환경을 고려하면 3국간 협력은 계속해야 하고 문재인 정부가 결정을 재고하면 가장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이어 지소미아가 효력을 상실한 이후 미국이 중개자가 돼 한미일 군사 정보 공유를 계속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작업이) 번잡하고 속도도 늦다"며 "(북한이 잇단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현재의 안보 환경에서 최적의 방법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와 같은 우려를 공유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우리는 국방부로서 우려를 표명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과 자신들의 관계를 갖고 있으며 대통령이 원한다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한편 이날 슈라이버 차관보는 미국이 최근 중거리 미사일 개발을 금지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하고 아시아 지역 내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단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 일본이 배치처 후보지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는 내용이다.

그는 "아직 그런(검토) 단계는 아니지만 만약 그러한 선택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검토할 경우 일본이나 다른 나라가 협의할 여지는 크게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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