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가 못한 중재…마크롱이 해낼까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정한결 기자 2019.07.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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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핵합의 갈등 위험 수위…'강 대 강' 대치 속 중재 효과 의문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만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AFP통신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만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AFP통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놓고 대치 중인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에 나섰다. 일방적으로 핵합의에서 탈퇴한 미국과 이에 반발해 우라늄 농축 재개를 선언한 이란을 상대로 다시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로 강 대 강 대치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중재 노력이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세르비아를 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핵합의를 지키고 이란과 효과적인 대화가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귀국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 심지어 (이란을 지지하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처럼 적극 미국과 이란 갈등 중재에 나서는 것은 프랑스가 독일, 영국 등과 함께 2015년 이란 핵합의에 참여한 당사국이기 때문이다. 이들 세 나라는 이후 이란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경제제재를 재개하면서 큰 손해를 볼 위기에 처했다.

전날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독일과 영국 수반을 대표해 "미국의 제재 재개와 이란의 핵합의 불이행 결정으로 핵합의가 해체될 위험에 처했다"면서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당사국이 자신의 행동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이 한 치 양보 없는 대립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중재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이란은 이미 핵연료인 우라늄 농축(3.67%) 제한 및 저장 허가 한도를 넘기며 핵합의 일부를 중단한 상황이며, 오는 9월 5일까지 유럽이 이란산 원유 수입과 금융 거래를 재개하지 않으면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까지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먼저 중재자를 자처하며 지난달 이란을 방문했던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만나 미국과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지만 "트럼프는 믿을 수 없다"는 매몰찬 대답만 들었다. 이후 중동의 중요한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일본 선사 소속 유조선이 피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아베 총리의 체면만 구겨졌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이날 "유럽이 핵합의에서 약속한 의무를 모두 실행하지 않으면 우리도 그만큼 핵 합의를 이행하지 않겠다"면서 "핵 협상 타결 이전으로 회귀할 수 있다. (합의는) 우리만 지키는 게 아니라 상호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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