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사람이 원샷, 가위바위보" 베트남서 소맥게임을?

머니투데이 하노이(베트남)=정혜윤 기자 2019.07.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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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비상하는 K스타일⑤하이트진로]2016년 베트남 법인 설립, 소주 수출 매년 연평균 46% 이상 증가

편집자주 K팝과 K푸드, K뷰티, K패션 등 'K스타일'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K스타일의 신시장으로 떠올랐고, 사드사태 이후 주춤하던 중국에서도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도전은 지속되고 있다. 기존 교민이나 일부 마니아층을 겨낭한 소량 수출을 벗어나 맞춤형 시장분석과, 현지 생산 및 판매기반 확충을 통해 K스타일의 글로벌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 세계 각국에서 맹활약하는 K스타일 기업들의 노력과 성과를 생생한 현장 취재를 통해 조명해본다. 

지난달 25일 저녁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위치한 한국식당 프랜차이즈 '진로바베큐(Jinro BBQ)' 1호점에서 '소맥 폭탄주 이벤트'가 진행됐다. / 사진=정혜윤지난달 25일 저녁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위치한 한국식당 프랜차이즈 '진로바베큐(Jinro BBQ)' 1호점에서 '소맥 폭탄주 이벤트'가 진행됐다. / 사진=정혜윤


"지는 사람이 마시는 겁니다. 가위바위보"

지난달 25일 저녁 8시쯤 베트남 하노이 시내 한국식당 프랜차이즈 '진로바베큐(Jinro BBQ)'에서 소맥(소주+맥주) 게임이 진행됐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지는 사람은 소맥 한잔을 원샷하고, 이기면 하이트진로 소주를 무료로 주는 이벤트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손님은 소맥을 원샷하며 "맛있다"고 외쳤다. "이기고 싶다"며 다시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김광욱 진로BBQ 본부장은 "매일 이벤트를 열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라이브 방송도 한다"며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7시쯤 방문한 진로BBQ는 현지 손님들로 만석이었다. 대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위치한 한국식당 프랜차이즈 '진로바베큐(Jinro BBQ)' 1호점 내부 모습. / 사진=정혜윤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위치한 한국식당 프랜차이즈 '진로바베큐(Jinro BBQ)' 1호점 내부 모습. / 사진=정혜윤
진로BBQ는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말 문을 연 뒤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한국식당 프랜차이즈다. 샤브샤브와 고기를 주 메뉴로 판매한다. 실내는 한국의 7080 복고풍 콘셉트로 포장마차 분위기로 만들었다. 손님들은 주로 20~30대 베트남 여성들이 많았다. 이들은 자몽에 이슬, 자두에 이슬, 청포도에 이슬 등 과일 소주를 마셨다. 종종 참이슬 클래식·프레시 등을 마시는 테이블도 눈에 띄었다.

하이트진로는 2016년 하노이에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호치민에 사무소를 열었다. 하이트진로는 팝업스토어와 진로포차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주류 관련 규제가 강한 베트남 시장에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주류 문화를 전파하는 전략이다.



기존 교민 위주였던 홍보 전략을 현지인 중심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진로BBQ를 호안끼엠과 같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가 아닌, 현지 유동인구가 많은 오피스상권에 연 것도 이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2020년까지 베트남에 진로BBQ 프랜차이즈를 10곳까지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2호점은 오는 9월 중 오픈한다.

이용제 하이트진로 베트남 차장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는 맥주 이외 대다수가 30~40도를 넘나드는 보드카, 럼, 위스키 등을 주로 마신다"며 "이런 제품들을 소주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화 전략은 실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6년 10만 5000상자였던 베트남 소주 수출은 매해 3년간 연평균 46% 이상씩 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딸기에이슬 등 과일소주는 3년간 연평균 120% 이상 증가 추세다.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위치한 한국식당 프랜차이즈 '진로바베큐(Jinro BBQ)' 1호점. / 사진=정혜윤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위치한 한국식당 프랜차이즈 '진로바베큐(Jinro BBQ)' 1호점. / 사진=정혜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국민축제인 '본움뚝(물축제)'에 EDM페스티벌을 3회째 개최하면서 하이트진로 소주를 알렸다. 이뿐 아니라 중상류층 힙(hip)플레이스를 중심으로 2030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캄보디아 소주 판매량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연평균 109% 이상 증가했다. 무엇보다 교민 판매 대비 현지인 판매가 4배에 이르는 등 현지화 전략이 먹혀들어가고 있다.

필리핀 역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부터 현지 편의좀 본사와 계약해 200여개 점포에 참이슬을 판매하고 있다. 태국 시장은 2011년 태국 최대 주류기업인 ‘분럿(Boonrawd)그룹’과 소주 수출, 유통계약을 맺고, 이후 시음회, UCC(사용자 제작 컨텐츠)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이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도 교민·현지인시장 등에 맞춘 홍보 채널을 통해 참이슬 알리기에 나섰다.

황정호 하이트진로해외사업본부 총괄상무는 "하이트진로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소주의 현지화를 이뤄가는 중"이라며 "현지인 마케팅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한국 소주의 우수성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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