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체외수정 받은 한인 부부, 백인 아이 낳았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7.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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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센터 차병원 연관성 의혹도…차병원 측 "의료행위는 무관…우리와 CHA 다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미국에서 체외수정으로 임신한 한인 부부가 인종이 전혀 다른 쌍둥이를 낳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부부가 시술을 받은 난임치료센터가 차병원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에 논란이 더 커졌다.

1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한인 부부가 체외수정을 통해 유전적으로 상관없는 아이를 출산하도록 한 난임치료센터를 상대로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2012년 결혼한 이 부부는 지난해 8월 미 로스앤젤레스의 '차 난임치료센터(CHA Fertility Center)'에서 체외수정 시술을 받고 9월 임신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아 쌍둥이가 수정된 것으로 알고 있던 그들은 임신 3개월과 5개월 차 초음파 검사에서 남아 쌍둥이의 모습이 나타나자 혼란스러워했다. 당시 센터 측은 "초음파는 확정적인 검사가 아니다"라며 안심시켰다.

그러나 지난 3월 31일 이들 부부가 출산한 아이들은 백인 남자 쌍둥이였다. 알고 보니 남아 2명은 쌍둥이가 아니라 해당 난임치료센터에서 시술을 받은 서로 다른 부부의 아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 중 한 명의 생물학적 부모인 로스앤젤레스 거주 백인 부부는 출산 6주 뒤에야 호텔 로비에서 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아이의 생물학적 엄마인 애니 마뉴칸은 "센터는 내 아이를 직접 몸에 배고, 아이 생의 첫 순간을 함께할 기회를 빼앗아 버렸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다른 아이의 부모는 아직 고소장을 제출하거나 언론에 노출하지 않은 상태다.

한인 부부는 난임치료센터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와 치료·통원비 등에 쓰인 10만달러(약 1억1750만원)를 배상하라며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데일리메일은 "보통 체외수정 1회 평균 비용은 1만2000달러(1414만원)이며, 약물치료를 더할 경우 3000달러(353만원)가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본인이 직접 낳은 신생아들을 유전적 부모에게 넘겨주며 돌이킬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아이의 생물학적 부모인 로스앤젤레스의 부부도 "(이 일로 인해) 스트레스성 질환을 앓고 있다"며 해당 센터를 상대로 10일(현지시간)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차 난임치료센터(CHA Fertility Center)' 한국어 홈페이지. /사진= CHA Fertility Center 홈페이지 캡쳐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차 난임치료센터(CHA Fertility Center)' 한국어 홈페이지. /사진= CHA Fertility Center 홈페이지 캡쳐
문제된 난임치료센터는 아직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해당 센터는 '한국 차병원과 연계된 곳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센터의 한국어 홈페이지에는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는 1960년 한국 최초의 산부인과 설립과 함께 시작되어 1984년 차병원에 통합되었다", "한국과 미국에 6개의 차 난임치료센터로 이루어진 다국적 네트워크", "2001년에 차병원은 LA에 있는 차 난임치료센터에 세계 최초의 난자동결은행을 설립했다"는 등 차병원과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한국 차병원 관계자는 "해당 클리닉은 최초로 설립될 때 차병원과 청구대행서비스·연구협력 관계만 맺었던 곳으로 지분, 경영, 의료행위에 있어서는 관련이 없는 개별 법인"이라며 "'CHA 난임치료센터'라는 상호가 오해의 소지를 갖는데, 차병원의 CHA는 고유명사인 데 비해 LA 센터의 CHA는 'Comprehensive Health for All(모든 이들을 위한 종합건강)'의 약자"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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