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현지시간) 베트남 훙옌의 한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가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고 있다. /사진=AFP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이 베트남으로부터 사들인 태양전지 수입량은 전년 동월보다 656% 늘었다. 이는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상당수 중국 제조업체가 고율 관세를 피하고자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겼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새 베트남은 미국의 주요 수입국으로 급부상했다. 미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이후 베트남의 미국 무역수지 흑자가 매년 200억달러(약 23조5440억원)를 넘겼고, 지난해엔 400억달러(약 47조920억원)에 달해 1992년 미국과 교역을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미국의 베트남 제품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2% 늘어, 한국(18.4%), 프랑스(16.5%), 인도(15.2%) 등을 제쳤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베트남 정부는 당황하는 모양새다. 블룸버그는 "베트남 정부는 세계 최대 경제국과의 무역수지 흑자를 줄이기 위해 보잉사 비행기부터 에너지 제품까지 미국 제품을 더 많이 사들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정부 당국자들에게 자국 통화정책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면밀히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리서치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처럼 베트남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베트남은 수출액의 25%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1%보다 큰 규모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다면) 무역전쟁 수혜로 늘어난 (GDP의) 0.5%포인트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