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직장인들, 낮잠 자려고 차 빌린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7.08 13:30
글자크기

빌린 차 안에서 휴식 취하고 업무 보기도…
가격 30분당 4000원대로 저렴해 이용 증가

일본 직장인들, 낮잠 자려고 차 빌린다


일본에서 휴식, 업무처리 공간 등으로 쓰기 위해 공유차량을 빌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용 요금을 내고 빌린 차량이지만 운행거리는 '0'인 차가 늘고 있는 것이다.

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공유차량 이용자 8명 중 1명은 운전 이외의 목적으로 차를 빌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본 통신업체 NTT도코모가 지난해 자사의 차량공유 서비스 이용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로, 이들은 차량을 세워둔 채 차 안에서 낮잠을 자거나 밥을 먹는 등 휴식을 취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사히는 "일본에선 공유차량 서비스가 이용하기 쉽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며 이 같은 현상의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의 시내 1만2000여 곳 주차장에서 앱을 통해 손쉽게 차를 빌릴 수 있으며 이용요금도 30분당 400엔(약 4350원) 정도다. 일본 사이타마현에 사는 한 30대 직장인 남성은 "점심 먹을 곳이 없어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을 먹으려고 차를 빌렸다"며 "단 몇 백엔에 밥을 먹고 잠깐 눈을 붙일 수 있는 곳은 공유차량뿐"이라고 말했다.

일부 사용자는 빌린 자동차에서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찍기도 하고, 노래 연습을 하고, 영어회화 스터디를 하기도 한다. 최근 지진이 났을 때는 휴대폰을 충전하기 위해 공유 차량을 빌리는 이용자도 있었다. NTT도코모는 "차는 얼마든지 개인적 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다"면서 "사람들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방법으로 차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동 거리에 따라 요금을 추가 부과하는 공유차량 업체들은 고민에 빠졌다. 이용자 수는 늘었지만 수익성은 줄었기 때문이다. 일본 내 23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차량공유업체 오릭스는 "공회전 퇴치의 관점에서도 이동목적 외의 이용은 장려하지 않는다"면서 "차량공유 서비스는 어디까지나 이동 목적으로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