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이 부회장 일본행은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강화에 따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임원 중에도 이 부회장의 이 표정에 속아 분위기 파악을 못 했다는 이들의 뒷얘기가 간간이 들린다. 비즈니스맨이라면 꽤나 부러워할 상이다.
삼성전자 한 임원은 "이 부회장이 상당히 무거워 보인다"며 "공개된 장소에서 저런 표정을 보는 건 오랜만"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출발지였던 김포국제공항에서도, 도착지인 일본 하네다공항에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닫았다.
이번 사태를 놓고 보면 한일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얻을 만한 게 있지만 기업은 그렇지 못하다. 아베 정부가 오는 21일 치르는 참의원선거를 앞두고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벼르고 별렀다는 것은 잘 알려진 바다.
우리 정부도 일본과 각을 세울 때마다 만들어지는 국민적 호응과 감정의 배출을 생각하면 선거를 앞둔 시점이 아니더라도 손해만 보는 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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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동북아 3국 관계에서 늘상 정치에 경제가 흔들리는 까닭이다. 사드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부회장의 표정이 이날 유독 무거웠던 것은 기업인의 이런 운명을 이번에도 예감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중관계보다 더 복잡다단한 한일관계에서 사실 기업인이 끼여들 여지는 거의 없다. 그건 우리 기업이나 일본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지난주 삼성이 찾아간 일본 소재업체에서도 이미 나온 얘기다. "사정 알지 않냐." "우리도 어쩔 수 없다." 어디선가 많이 듣던 얘기였다. 평행선을 달리면서도 꼭닮은 한일 우리의 사정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