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국가"…美국방부 보고서에 中 발칵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6.0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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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중국' 원칙 공식 부인한 셈…中 "美-臺 교류 중단해야" 강력 반발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를 얼굴에 그린 한 대만 여성. /사진=AFP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를 얼굴에 그린 한 대만 여성. /사진=AFP


미국 국방부가 정식으로 공개한 전략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지칭하면서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과 대만, 홍콩, 마카오는 나뉠 수 없는 하나이며 따라서 합법적인 중국 정부도 오직 하나라고 주장하며 대만과 대만 국민당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 1일 발표한 55쪽 분량의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분류했다. "싱가포르, 뉴질랜드, 몽골리아, 대만 4개국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 질서 유지를 위한 미국의 역할에 모두 공헌을 했다"고 한 것. 대만을 중국의 부속이 아닌 정식 국가의 범주로 분류한 것이다.



SCMP는 미 국방부가 대만을 국가로 지칭한 것에 대한 의도를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가한 '기습 공격'으로 부른다고 전했다. 무역전쟁에서 중국을 굴북시키려는 미국이 대만을 지렛대로 활용한다는 얘기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대만에 M1A2 에이브럼스 전차와 방공용 스팅어 미사일 등 20억달러어치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에는 백악관 대표적인 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만 안보위원회의 데이비드 리 안보위원회 사무총장과도 회견했다. 사실상 양국 안보를 책임지는 당국자가 회담한 것인데 미국이 중국과 수교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중국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겅솽 중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에 일관되고 분명하게 반대해왔다"면서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의 민감성과 위해성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할 때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한 바 있는데 이를 지키라는 것이다. 루캉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은 대만과의 교류를 즉각 중단하라"고 성토했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의 보니 글레이셔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을 국가에 포함한 것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미국은 중국이 자유로운 세계질서를 파괴하는 주범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대만을 국가로 표기하는 등 주변국과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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