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밀착'… 美에 맞서 중·러 관계 격상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유희석 기자 2019.06.0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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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2박3일' 러시아 국빈방문, 푸틴과 정상회담
"양국 관계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 더 발전시키자"
한반도 문제 등 "견해 일치", 화웨이 러 5G 시범사업

(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의 정상회담장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들어가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의 정상회담장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들어가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맞서기 위해 밀착하고 있다. 양국 관계를 거의 동맹국 수준으로 격상시킴과 동시에 세계 전략 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합의문에도 서명했다. 미국과의 갈등 사안은 물론, 한반도 문제, 이란 제재 등 국제 사회 이슈에서 공조를 강화해 미국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를 방문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의 관계가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에 있으며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후 '중러 새시대 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선언'과 '세계 전략 안정 공동 수호'라는 두 개의 문서에 서명했다. 시 주석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5~7일까지 2박3일 일정이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세계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러 관계 강화는 역사의 부름이며, 양측의 확고부동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양측은 전략소통과 협력을 증진하고, 서로의 핵심이익 이슈에서 상호 지지를 증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은 내가 가장 광범위하게 교류한 외국인 동료이며, 나의 가장 친한 친구"라며 개인적인 친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지난 2013년 국가 주석 취임 이후 8번 러시아를 방문했으며 푸틴 대통령과는 30차례 가까이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 광범위한 글로벌 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핵심 글로벌 이슈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입장이 비슷하거나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미국과의 대립이 더욱 고조되는 시점에서 이뤄졌다. 중국으로선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 맞서기 위해 우군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러시아도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적으로 합병한 이후 시작된 서방의 제재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시 주석은 '이란 상황'을 얘기하면서 이례적으로 미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최근 미국이 이란에 대해 극도의 압박과 일방적인 제재를 가하면서 이란과 심지어 중동 전체의 핵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우려되고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 핵 문제에 대해 고도로 통일된 견해를 공유하고 있으며, 모든 관련국들이 합리적으로, 자제하며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대화와 협의를 강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양국이 주장해온 한반도 문제의 단계적·동시적 해결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진 뒤 모스크바 크렘린궁을 둘러보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진 뒤 모스크바 크렘린궁을 둘러보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무원 고문 겸 베이징 인민대의 미국 전문가인 스인홍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러시아와의 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중국의 발표와 시 주석의 개인적 유대관계 강조, 이란 문제와 관련한 미국 언급 등은 모두 전례 없는 미중간 긴장 관계, 러시아와 미국의 지속적인 대립이라는 배경에서 출발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국제 이슈에서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국제 현안 외에 무역 통상 관계 강화 방안, 에너지 산업 우주 등 광범위한 분야의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양국은 관련해 30여개의 경제 협력 방안에 서명했다. 이 중에는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러시아 통신회사 '모바일 텔레시스템스'와 함께 러시아에서 5세대(5G) 통신망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포함됐다. 중국과 러시아의 무역은 지난해 약 1080억달러(127조원)로 한 해 전보다 25% 급증했다.

시 주석은 전날 모스크바동물원에 판다 2마리를 선물했으며, 푸틴 대통령과 볼쇼이극장에서 열린 중·러 수교 7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6일 러시아 내 중국 자동차 회사 공장 개소식에 참석한 뒤 국제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한다. 푸틴 대통령의 고향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1000여명의 중국 관료와 기업인도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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