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방문 시진핑, 美 견제 중·러 관계 과시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6.0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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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러 관계 사상 최고"…푸틴 "시 주석은 친애하는 친구"
화웨이, 러시아 5G 시범사업 확정…양국, 美 맞서 협력 강화

5일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열린 중·러 수교 7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5일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열린 중·러 수교 7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밀착하는 양국 관계에 방점을 찍었다. 미국과 중·러 사이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만난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라는 '공통의 적'을 둔 두 나라가 더욱 가까워졌음을 부각했다.

러시아 대통령궁에 따르면 지난 5일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차근차근 양국 관계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주요 국제 문제를 둘러싼 양국 입장은 비슷하다"고 답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에 맞서 국방과 경제 분야에서 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시리아와 이란, 북한 등 각종 국제 문제에서도 더 긴밀히 연계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30여개의 경제 협력 방안에도 서명했다. 이 중에는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러시아 통신회사 '모바일 텔레시스템스'와 함께 러시아에서 5세대(5G) 통신망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포함됐다. 중국과 러시아의 무역은 지난해 약 1080억달러(127조원)로 한 해 전보다 25% 급증했다.



시 주석은 모스크바동물원에 판다 2마리를 선물했으며, 푸틴 대통령과 볼쇼이극장에서 열린 중·러 수교 7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6일 러시아 내 중국 자동차 회사 공장 개소식에 참석한 뒤 국제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한다. 푸틴 대통령의 고향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1000여명의 중국 관료와 기업인도 참석한다.

러시아 싱크탱크 카네기모스크바센터의 알렉산더 가브에프 대표는 블룸버그에 "중국은 러시아를 핵을 가진 크고 친근한 이웃이자 무기와 에너지의 주요 공급처로 여긴다"면서 "'대립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은 러시아에 좀 더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했다.

가브에프 대표는 이어 "러시아로서는 중국이 특히 중요하다"면서도 "중국에게 러시아는 미국이나 일본만큼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지만, 러시아게 중국은 큰 생명선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적으로 합병한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으면서 경제적으로 중국 없이 생존하기 힘들 상황이라는 얘기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서방 지도자들은 1944년 6월 6일 시작된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 남부 해안에 모인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70주년 행사에는 참석했지만, 올해는 초대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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