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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강요하지마"…日은 지금 '쿠투(#KuToo)'중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6.0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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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하이힐 착용 강요 막는 법 제정 요구… '쿠투', 구두+고통+미투 합성어

일본 여성들이 '하이힐 신지 않을 권리'를 외치고 있다. /사진=AFP일본 여성들이 '하이힐 신지 않을 권리'를 외치고 있다. /사진=AFP




일본 여성들이 '하이힐 신지 않을 권리'를 외치고 있다. '미투(#MeToo)'의 바람이 비교적 잔잔하게 흘러간 일본에서 '쿠투 운동(#KuToo)'이 거세다.

4일 교도통신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쿠투는 구두를 뜻하는 일본어 '쿠츠(靴)', 고통을 의미하는 '쿠츠우(苦痛)'에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를 합친 말이다. 여성들이 일터 등에서 특정 높이 이상의 구두 착용을 권고 또는 강요받고 이를 어길 경우 불이익을 받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쿠투운동은 배우 이시카와 유미(石川優實·32)가 지난 1월 트위터에 쓴 글로 시작됐다. 그는 트위터에 "남자들은 평평한 신발을 신는데 왜 우리는 (고통을) 참아가면서 일해야 하는 것이냐"고 썼다. 그는 과거 장례식장 아르바이트 당시 다리를 다쳐가며 일해야 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그의 트윗은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샀다. 해당 트윗은 6만7000건의 좋아요와 3만건의 리트윗을 받았으며,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는 '#KuToo' 해시태그를 단 지지글이 잇따랐다.

3일 이시카와는 지난 2월부터 모은 여성 1만8856명의 서명을 담아 후생노동성에 요청서를 제출했다. 기업이 어떠한 방법으로도 여성 직원에 하이힐을 신도록 강요할 수 없게 하는 법안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었다.

요청서에는 '직장 내 하이힐 강요'가 성차별 혹은 '젠더하라'(Gender+Harassment ·사회적 성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시카와는 요청서를 통해 "하이힐을 신으면 움직이는 것도 힘들고 잘 뛰지도 못하고 발도 아프다. 이것은 단지 여성으로서의 매너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일이 끝나면 모두가 운동화나 단화로 갈아신는다"며 "하이힐은 발에 물집이 생기고 피가 나게 할 뿐 아니라 척추까지 틀어지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시카와는 "이것은 단지 첫걸음"이라면서 "많은 여성이 힘들어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문제고 매너라고 생각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이 시작된 곳은 일본만이 아니다. 영국에서는 지난 2015년 5~10cm 하이힐을 신지 않아 무보수로 귀가한 서비스업 직원이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또 2016년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는 줄리아 로버츠 등 많은 여배우들이 칸의 엄격한 복장 규정에 항의하기 위해 맨발로 또는 운동화를 신고 레드 카펫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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