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원 쓰고도 환영 못받아" 토요타의 트럼프 작심비판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5.1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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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안보위협' 발언에 이례적 비판 성명낸 日토요타...車업계 "美 70만명 근로자 위기" 경고

/사진=로이터통신./사진=로이터통신.


일본 토요타 자동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이례적으로 작심 비판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유럽산 자동차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하자 "여태껏 70조원을 미국에 투자하고도 미국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며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자동차가 "국가 안보의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단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를 180일 연장하고 이 기간내에 합의가 없으면 추가 조치를 가하겠다고 했는데, 이번 발표를 두고 유럽과 일본 자동차업계가 반발하는 것이다.



토요타 미국 법인은 같은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의 소비자와 노동자, 자동차 산업의 큰 후퇴"라면서 "토요타는 그동안 미국에 600억달러(약 7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는데, 회사와 우리 미국 직원들의 기여가 환영받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현재 토요타는 미국내 10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직간접 고용 인원은 총 47만5000명에 달한다. 미국내 자동차 딜러사도 1500개가 넘는다.

토요타가 이 정도 수위의 비판 성명을 내놓은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토요타가 지난 수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를 사기 위해 노력해온 것들이 깨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토요타는 2017년 1월에는 미국에 5년간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같은해 8월에는 마쯔다 자동차와 함께 미국 앨러배마에 16억달러를 들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두달전에는 또 3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토요타를 비롯해 자동차업계 전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계획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자동차제조업연맹은 이날 "자동차 관세가 부과되면 자동차 가격을 비롯해, 수리 및 정비 비용까지 모두 올라 미국 소비자에게 사실상 대규모 세금을 매기는 것과 같다"면서 "또 70만명의 미국인 근로자도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도 "우리의 자동차 수출이 미국의 안보 위협이라는 생각을 단호하게 거절한다"고 발표했다.

미국내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GM, 포드, FCA 등 미 자동차 '빅3'가 소속된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AAPC)도 "관세 인상은 미 경제와 고용 침체를 일으킨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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