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열린 화웨이 신제품 발표 행사장에 걸린 화웨이 로고.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미국의 30개 반도체 기업 주가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주가지수(SOX)가 1.7% 내린 1430.11로 장을 마쳤다. SOX는 장중 한때 2.3% 급락했지만 후반부 낙폭을 줄였다. 하지만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3% 상승 마감한 것과 대비됐다.
화웨이 매출이 전체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통신주파수 반도체 전문회사 코보(Qorvo)와 스카이웍스 솔루션스 주가가 각각 7.1%, 6% 하락했다. 데이터 전송 반도체 전문 기업인 인파이 주가는 무려 13% 넘게 떨어졌는데, 이 회사의 화웨이 의존도는 10% 중반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가 2.7% 빠졌고, 웨스턴 디지털 주가도 2.5%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미국 기업으로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수출관리법은 원칙적으로 미국 제품이나 소프트웨어가 25% 이상 포함된 제품은 모두 적용된다. 예컨대 일본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 부품이 4분의 1 넘게 사용했다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는 것이다.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콘덴서를 납품하는 일본의 무라타제작소나 세계 최대 스마트폰 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도 피해가 예상된다. 화웨이의 한 직원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미국과의 거래가 어려워지면) 스마트폰보다 통신기기에 영향이 클 수 있다"면서 "5세대(G) 통신장비 공급이 늦어져 다른 나라의 5G 서비스 시행도 지연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