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악물고 뛴 강민호 "핑계대지 않겠다, 내 탓이다" [★인터뷰]

스타뉴스 수원=심혜진 기자 2019.05.2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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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사진=심혜진 기자<br>
강민호./사진=심혜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안방마님' 강민호가 반등의 신호탄을 제대로 쐈다.

강민호는 지난 1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와의 원정 경기서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14-3 대승에 기여했다.

사실 2017시즌을 마친 뒤 4년 총액 90억원에 강민호를 영입한 삼성은 아직까지 '강민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양의지 효과'를 보고 있는 NC와 비교했을 때는 처참하다. 지난 시즌 6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올 시즌 역시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팀 성적만큼이나 강민호의 성적 역시 기대 이하였다.



지난해 타율 0.269, 22홈런 71타점을 기록했고, 실책은 포수 중에서 SK 이재원(11개) 다음으로 많은 8개를 쏟아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강민호는 타율 0.209 득점권 타율 0.167, 5홈런, 16타점에 그치고 있다. 4경기 연속 침묵 중이었다. 실책 역시 4개로 유강남(LG)과 이 부문 공동 1위에 자리하고 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포지션 상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수비에서까지 흔들렸으니 삼성으로서는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1-1로 맞선 6회말 1사 후 신인 투수 원태인이 상대 타자 박건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강민호가 안일한 포구로 공을 뒤로 빠트려 타자는 낫아웃으로 출루했다. 투수 폭투로 기록되긴 했으나 강민호의 안일한 수비 장면이었다. 도루도 2개나 허용하며 1-4로 패했다.



절치부심했던 결과일까. 이날은 달랐다. 공수에서 완벽했다. 2회 첫 타석부터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연 강민호는 최영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팀에게 추가점을 안겼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적시 2루타로 첫 타점을 올렸다. 특히 이학주의 중견수 뜬공 때 이 악물고 태그업해 3루까지 진루해 기회를 이어가려는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팀이 10-2로 크게 앞선 6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타격감을 잃지 않았다. 2사에서 중전 안타로 3안타를 완성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8회 1사 1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뽑아냈다.

수비도 제 몫을 해냈다. 선발 헤일리가 오른팔 근육통을 호소하며 1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갔으나 이후 올라온 어린 투수들을 잘 이끌어갔다. 홈런을 허용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연속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긍정적인 요소다. 실책도 없는 깔끔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강민호./사진=뉴스1<br>
강민호./사진=뉴스1
경기 후 만난 강민호는 "내가 제일 앞에서 열심히 하면 팀에 사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기 때문에 타석에 나갔을 때만큼은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100경기 남아있다. 내 경기를 잃지 않고 잘해보겠다. 슬럼프라는 것이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된다. 시즌 초반 잠깐 좋았다가 좋지 않은 페이스를 이어가는 중인데, 핑계 대지 않겠다. 내가 잘 준비하지 못한 탓이다"고 고개를 숙였다.

특히 어제(16일) 실책 탓에 팀 분위기는 더욱 침체되어 있었다. 그럴수록 강민호는 스스로 더 파이팅을 외치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강민호는 "정신나간 사람처럼 화이팅을 외치고 했다. (김)상수한테도 분위기 밝게 가자고 했다. 실책하면 선수 눈치 보게 된다. 오늘 경기 이겨서 다행인 것 같다"고 웃었다.

최근 SNS 상에서는 강민호의 부진을 꼬집는 글이 많아지고 있다. 강민호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의연했다. 그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경기는 많이 남아있다. 준비 잘해서 좋은 경기 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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