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타르트가 고향 떠나 글로벌 인싸음식된 이유는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4.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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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포르투갈 수도원서 만들어져…포르투갈 정부, 런던 나타 페스티벌 후원하기도

/사진=eatfatrice 인스타그램 캡쳐/사진=eatfatrice 인스타그램 캡쳐


가운데는 부드러운 커스타드지만, 테두리는 바삭바삭하다. 한입에 쏙 들어가 출출할 때 먹으면 딱이다. 달달하면서 고소한 간식, 에그타르트는 언제부터 이렇게 인기가 많아졌을까?

16일 미 블룸버그통신은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 '파스텔 드 나타'가 세계적인 디저트가 된 사연을 소개했다.



포르투갈어로 '크림 파이'라는 뜻을 지닌 파스텔 드 나타(pastéis de nata)는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의 벨렘 수도원에서 성직자들이 만든 간식이다. 당시 수도원에서는 옷에 풀을 먹이기 위해 달걀흰자를 사용했는데, 그러다 보니 노른자가 대량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성직자들은 이 노른자로 케이크나 패스트리 등을 만들어 먹었는데, 파스텔 드 나타도 그중 하나다.

파스텔 드 나타의 인기는 미국 맨해튼에서 싱가포르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넓다. 포르투갈 현지 유명 가게에서는 1.14유로(약 1460원)에 불과하지만, 영국 런던의 카페는 3파운드(4440원)에 판매한다. 영국 식료품 판매업체 리디(Lidi)는 지난해 파스텔 드 나타를 시간당 2000개가량 판매해, 도넛의 인기에 비길 정도였다고 전했다.



파스텔 드 나타가 '인싸음식'이 된 지는 채 10년이 되지 않았다. 이 간식의 초기 유행지는 포르투갈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미국 뉴저지주(州) 뉴어크, 코네티컷주의 댄버리 같은 곳이다. 1년 반 전 자신이 운영하는 미슐랭 레스토랑 메뉴에 파스텔 드 나타를 넣은 조지 멘데스 셰프도 코네티컷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어머니가 교회를 다녀오는 길에 포르투갈식 베이커리에서 사다 주셨다"고 회상했다.

정확히 무엇이 붐을 일으켰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인기 요인을 몇 가지로 분석했다. 먼저 포르투갈이 해외여행객에게 꼭 가야 할 버켓리스트로 꼽힐 만큼 유명 관광지라는 점, 런던·뉴욕에 비해 값싼 집세로 리스본에 IT업체나 신생 스타트업이 밀집된 점을 꼽았다.

파스텔 드 나타가 '간편 간식'이란 점도 한몫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들고 가기 편한 부담없는 음식이란 점이 유행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는 글램컵케익이나 포앤트웬티(Four&Twenty) 블랙버드 파이가 유행을 탄 것과 비슷한 이치다.


정부 차원의 노력도 있다. 포르투갈 정부는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먹거리 축제 '2018 나타 페스티벌'을 후원하기도 했다. 파스텔 드 나타를 포함한 포르투갈 축산물 대유럽 수출량은 2016년 10억유로(약 1조28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3년동안 포르투갈 정부는 자국 및 특산품 홍보에 매년 5000만유로(약 641억원)를 쏟아부었다.

의외의 홍보 요소도 있다. 2013년 설립된 타르트업체 나타 퓨라(Nata Pura)는 파스텔 드 나타에 색다른 맛을 접목했다. 일본에서 판매하는 타르트에는 녹차맛, 프랑스 파리에서는 블루치즈맛을 출시하는 등 타르트를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새로운 맛을 도입한 것이다. 런던 식품 박람회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이 회사는 2017년 직원이 다섯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전 세계 5000개 매장에서 매달 50만개 타르트를 판매하는 중견업체로 성장했다. 연 매출은 150만~200만유로(약 19억2500만원~25억6700만원)에 이른다. 나타 퓨라 관계자는 한국이 이 중 3분의 1을 넘게 차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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