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팔아라" 올해는 다르다? 코스피 반등을 기대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4.04.2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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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전망

4월 코스피지수 추이/그래픽=김다나4월 코스피지수 추이/그래픽=김다나


"5월엔 주식을 팔고 떠나라"는 증권가 격언이 올해는 통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시를 둘러싼 각종 불확실성을 선반영한 가운데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한 퀄리티 종목과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셀 인 메이' 올해는 다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코스피 지수는 2656.33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한 주 동안(4월19~26일) 2.49% 상승했다. 중동 전쟁 불안감의 완화로 유가와 환율이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3월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통상 약세장으로 인식되는 5월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올해 '셀 인 메이'(Sell in May, 5월엔 팔아라)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가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중동 전쟁 등 3~4월 증시 하락을 야기했던 각종 악재들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반면 1분기 실적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39개 기업(실적 전망치가 2개 이상인 상장사 기준) 중 74.4%가 예상보다 좋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망치 대비 약 20% 상회했다. 실적 눈높이가 낮았던 에너지, 화학, 건설, 조선, 상사 업종 중심으로 호실적이 나타나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코스피200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58조~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최소 23조원 이상 증익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코스피200 종목의 어닝 서프라이즈(예상치 대비 상회하는 실적)가 강화되는 반면 쇼크는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으로 인해 어닝 모멘텀(주가 상승 재료)이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적이 양호하다는 건 그만큼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코스피는 고점에서 저점까지 6.1% 하락했는데 2009년 이후 코스피가 증익 사이클일 때 월간으로 7% 이상 하락한 적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통계적으로 4월 증시가 약세일 경우 5월에는 상승한 적이 많았던 것도 5월 강세장의 근거로 작용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한국, 독일 등 2~3월 수익률이 양호했던 국가의 4월 하락폭이 컸다"며 "통계적으로 4월에 하락할 경우 7월까지 상승흐름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이 AI 모델로 예측한 5월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는 2600~2830이다.


5월 FOMC 등 이벤트 대기…가치주 주목
/일러스트=임종철 디자인기자/일러스트=임종철 디자인기자
이번 주(4월29~5월3일)에는 5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와 미국 고용지표 발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등 이벤트가 예고돼 있다. 이번 FOMC에서 금리가 동결(5.25~5.5%)될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인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1회 인하될 확률은 39.5%, 2회 인하 확률은 28.8%로 제시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장은 2번 이하 금리인하를 반영할 정도로 충분히 매파적인 상황"이라며 "5월 FOMC 경계심리에 등락은 감안해야 하지만 과도한 통화정책 불안심리가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실적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가치주나 퀄리티 종목(실적과 재무구조가 양호한 종목) 위주의 대응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이익 성장이 가능한 업종이 중요해질 시점"이라며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성장주가 아닌 방어 업종에도 관심을 둘 수 있는데 유틸리티가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 달 2일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됨에 따라 밸류업 수혜주에 대한 관심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 밸류업 가이드라인에는 상장사 스스로 기업가치 수준을 평가해 이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자율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연 연구원은 "밸류업은 장기적으로 주목해야 할 이슈"라며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중소형 종목과 밸류업을 할 수 있는 퀄리티 주식의 동반 상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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