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합법 네덜란드, '불법화' 논의한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4.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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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청년단체 6년 간 4만여명 서명 모아…성매매 여성들 "성경 읽는 사람들 주장"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홍등가. /사진=픽사베이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홍등가. /사진=픽사베이


성매매가 합법인 네덜란드에서 '성매매 불법화' 목소리가 높아지자 하원이 논의에 나선다.

9일(현지시간) BBC와 현지 매체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 '성매매를 불법화하고 성 구매자를 처벌하라'는 청원에 현재까지 4만2000명이 서명했다. 네덜란드에선 청원자가 4만명이 넘으면 하원이 해당 안을 논의해야 한다.

이 청원을 주도한 기독교 청년단체 엑시스포스(Exxpose)는 '나는 값을 매길 수 없다'(I am priceless)라는 캠페인을 통해 "성매매를 통한 착취나 성매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2013년부터 6년 동안 모은 4만명이 넘는 서명을 모아 10일 하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엑시스포스의 설립자이자 성매매 여성 재활센터 봉사 경험이 있는 사라 라우스는 "성매매 합법화가 안전한 정책이라 여겨졌지만 오히려 이는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며 "값싼 매춘과 높은 매춘 수요로 암스테르담이 인신매매에 취약해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여성들이 다른 선택지가 있는데도, 돈을 벌기 쉬운 방법으로 성매매를 여기는 분위기가 조성된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에선 상호 동의로 성인 사이 이뤄지는 성매매는 합법이다. 그러나 청원자들은 '노르딕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성 구매자만 처벌하는 정책으로,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 아이슬란드 등에서 이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성매매 여성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반발하고 나섰다. 성매매가 불법화되면 오히려 폭력이나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등 질병에 더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성 노동자 연합체 프라우드(Proud)의 이사회 위원 폭시는 "해당 청원은 성 노동자들의 이해관계와 다르다"며 "성경 읽는 사람들이 우릴 막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네덜란드 법무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신 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 성매매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겠다"며 "관련 계획을 논의 중에 있으며 올해 말쯤 의회에서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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