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리비아 반군 트리폴리 공항 공습 비판 나서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4.0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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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피 이후 8년간 정치적 불안 놓인 리비아 …동부 군벌 vs 서부 유엔 지원 통합정부로 갈라져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리비아 반군인 리비아국민군(LNA)의 트리폴리 공항 공습이 확전 양상을 보이자 유엔이 비판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BBC,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가산 살라메 유엔 리비아 특사는 성명을 통해 수도 트리폴리의 미티가 국제공항 공습을 두고 "민간인 시설 공격을 금지한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살라메 특사는 "(미티가 공항은) 민간인이 사용할 수 있는, 현재 운영하는 유일한 공항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유엔은 계속되는 폭력 사태에 민간인 보호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내전 발발을 막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 공습을 중지할 것을 즉각적으로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LNA 측은 "민간 항공기가 아니라 MiG 전투기를 겨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갈등은 지난 4일 칼리파 하프타르 LNA 최고사령관이 트리폴리 진격을 명령해 정부군과 충돌하며 빚어졌다. 6일 트리폴리 국제공항을 장악한 LNA는 다음날 트리폴리 외곽에서 처음으로 공습을 진행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저녁 LNA는 트리폴리 시내 중심부에서 11km 떨어진 곳까지 진격했다. 그러나 8일 정부군이 공항을 탈환하며 LNA는 일부 후퇴했다. 리비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교전으로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 최소 25명이 사망했고, 80명이 부상을 당했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가다피 정권이 무너진 이후 8년간 정치적 불안 속에 놓여 왔다. 2015년 평화 협정을 통해 유엔의 지원을 받는 통합정부(GNA)가 탄생했지만,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LNA가 권력 양도를 거부해 리비아는 현재 두 세력으로 양분된 상태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1969년 가다피의 집권을 돕는 등 한때 측근이었으나 1980년대 미국으로 추방당하며 갈라섰다. 이후 리비아로 돌아와 2011년 가다피 정권 축출에 앞장섰으며, 3년동안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알 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맞서 싸우기도 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오랜 지지를 받고 있다.

통합정부와 동부 LNA 연합정부는 유엔의 중재로 오는 14일과 16일 사이에 선거를 치르기로 합의했지만, 혼란 속에 실제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파예즈 알-사라즈 통합정부 총리는 최근 교전과 관련해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하프타르 사령관에 양보했으나, 뒤통수를 맞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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