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일본 재무성이 오는 2024년 상반기부터 도입할 신규 지폐 디자인을 발표했다. 위부터 1만엔, 5000엔, 1000엔권 순이다. 1만엔에는 다이이치국립은행, 도쿄증권거래소 등을 설립한 시부사와 에이이치 (1840 ~ 1931), 5000엔권에는 쓰다주쿠대학 등을 설립한 쓰다 우메코(1864 ~ 1929), 1000엔권에는 세계 최초 파상풍 균 순수 배양에 성공한 기타사토 시바사부로 (1853 ~ 1931)이 선정됐다. /사진=일본 재무성 홈페이지
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4년 상반기부터 도입할 1000엔, 5000엔, 1만엔 지폐 도안을 발표했다. 지폐 도안 변경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아소 재무상은 이 시기에 지폐 쇄신을 발표한 이유를 묻자 "인쇄를 시작하기까지 2년 반 정도 소요되고, 그 후 자동판매기 등 기계를 바꿔야 한다"며 "준비를 생각하면 총 5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지폐는 20년마다 쇄신해 화폐 위조를 방지해왔다"며 "우연히 개원(改元·연호를 고침)과 겹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5000엔(5만원) 지폐 도안에는 여성 작가 히구치 이치요우(樋口一葉)의 뒤를 이어 쓰다 우메코(津田梅子)가, 1000엔(1만원) 지폐엔 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 다음으로 기타사토 시부사부로(北里柴三郎)가 선정됐다. 쓰다 우메코는 여성 영어교육에 주력한 인물로, 명문 여대 쓰다주쿠대학을 설립했다. 기타사토 시부사부로는 1894년 홍콩에서 유행한 페스트 원인균을 찾아내 '일본 근대 의학의 아버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경제 부양 효과도 기대된다. 새 지폐 전환에는 ATM, 환전소, 자동 판매기 등을 업데이트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장롱 예금'에도 자극을 줄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전 지폐를 대량으로 지니면 위험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2월 말 기준 일본의 장롱예금은 43조엔(약 430조원)으로 추산된다.